강화 매화마름 군락 발견...한국 내셔널트러스트 확산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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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현진오 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장...발품팔며 식물 신종 발굴나서
동북아시아 환경 보전 운동 확산, 환경 위기를 극복 공로 한일 국제환경상 수상
현진오 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장이 경기 하남테크노밸리에 있는 연구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현진오 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장이 경기 하남테크노밸리에 있는 연구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제주 출신 현진오 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장(58)은 30년 동안 멸종위기종 식물 보전과 식물 분류학 연구에 매진해왔다.

현 소장은 연구실에만 머물지 않고 우리 꽃을 보기 위해 자생지를 찾아가는 ‘꽃산행’을 주도, 식물 교육 확산에 기여했다. 그는 1998년 4월 인천 강화도 탐사에서 멸종위기 식물인 매화마름 군락을 발견해 세상에 알렸다.

강화군 길상면 초지리 일대의 논에서 발견된 매화마름 군락은 토지 개발로 훼손될 위기에 놓였다. 그가 매화마름의 보전 필요성을 언론에 알리자, 대대적인 모금 운동이 전개됐다.

이 모금 운동은 우리나라에서 내셔널트러스트를 확산시키는 도화선이 됐다. 내셔널트러스트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기부로 자연·문화유산을 공공의 소유로 전환·보존하는 캠페인이다.

30년 전 유명 출판사가 발행한 식물도감마저 중국의 식물을 국내 자생종으로 소개하는 등 연구가 빈약했고 자료도 부실했다.

그는 식물의 원류와 계보를 캐기 위해 국내는 물론 히말라야 산맥과 극동 러시아, 사할린, 중국, 일본 등 1000여 곳의 산야을 탐사했다. 그는 발품을 팔면서 4만 여장의 슬라이드 필름과 10만여 장의 디지털 식물 자료를 확보했다.

현 소장이 발견한 식물 신종(新種·전 세계에서 처음 밝혀진 새로운 생물종)은 백양더부살이와 추산쑥부쟁이 등 4종이나 있다. 미기록종(다른 나라에서는 발견됐지만 국내에선 처음 기록된 종)은 10여 종에 달한다.

‘꽃산행’이라는 신조어를 앞세워 야생 식물 탐방 산행을 기획한 그는 ‘한국교사식물연구회’를 태동시켰다.

교사들이 다양한 식물의 종(種)을 배우고 가르치면 수많은 학생들에게 전파돼 멸종위기 식물을 보호하는 데 기여할 수 있어서다.

그는 백두대간식물탐사회, 한국의 재발견-식물탐사대 등 동호회 조직에 앞장섰다.

현 소장은 “4000여 종의 한반도 식물 중 1000여 종은 북한에 있고, 북방계 식물들은 히말라야와 만주 등지를 거쳐 유입됐다”며 “하지만 남북 분단으로 북한을 가지 못하는 대신 그 주변 동북아시아와 극동 러시아를 집중적으로 연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러시아·만주·일본에서 북방계 식물을 관찰해 왔는데 통일이 되면 한반도 식물 연구가 완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식물 분류학 연구의 최적지로 한라산을 꼽았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수 만년 전 빙하기 당시 북방계 식물이 남하해 제주도에 정착했다. 이후 지속적인 지구 온난화로 북방계 식물은 피난처를 찾아 한라산 정상에 자리를 잡았다.

한라산 정상에서 고립·단절된 북방계 식물은 오랜 시간동안 식물 종(種) 분화를 거쳐 한라산에만 자생하는 특산종이 됐다.

현 소장은 “한라산 특산종을 연구하고 체계적으로 분류하면 식물의 중간단계 분류와 진화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제주는 전 세계 식물학자와의 학술 교류는 물론 식물 분류학 연구의 전진 기지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멸종위기 식물을 알리고 보전하는 데 앞장서 온 그는 지난 10월 제27회 한일 국제환경상을 수상했다.

조선일보사와 일본 마이니치신문사가 1995년 제정한 한일 국제환경상은 동북아시아에 환경 보전 운동을 확산시키고 환경 위기를 극복하는 데 공헌한 이에게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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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옥 2021-12-10 12:20:28
강화 초지리 매화마름 군락~!
방문 예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