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치러진 제8대 제주대학교 총장임용후보자 선출을 위한 재선거(이하 총장 선거)는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으로 대학 구성원 모두가 자긍심을 갖는 명품 대학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건 기호 1번 허향진 교수(54.관광경영학과)의 승리로 끝을 맺었다.
8개월간의 총장 공백 사태 속에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교직원들은 허 교수의 소통과 화합, 신뢰와 섬김의 리더십 등을 우선 가치로 꼽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세 번에 걸친 총장 선거로 학내 갈등이 심화되고 이에 따른 도민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지속되면서 ‘학문적 권위와 인격의 상징임을 거부’한 허 교수의 부드러운 리더십이 학내 구성원들에게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또 제주대학교 서울사무소 운영 등 중앙 협력체계 구축, 첨단 그린 캠퍼스 조성 및 캠퍼스 시설 현대화, 교직원 급여 인상 및 각종 연구개발비 지원 등 대학 구성원의 실질적인 이해관계와 접목되는 공약들도 허 교수가 총장 임용 1순위 후보자로 선출되는 데 한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허 교수는 이미 두 차례 걸친 공개토론회를 통해 제주대학교 서울사무소를 운영, 신입생 유치와 홍보를 강화함은 물론 중앙정부와 기업 접근 능력을 제고시킨다는 공약을 한 바 있다.
허 교수는 또 첨단 그린 캠퍼스 조성을 위해 도로와 주차장 시설을 정비하고 저에너지 빌딩 건설 및 유비쿼터스형 정보 도서관을 설치할 것을 약속하면서 교직원들로부터 호응을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허 교수는 특히 전국 국립대학 최하위 수준인 교직원 급여를 단계적으로 현실화 해 임기 내 600만원 인상하고 각종 연구개발비를 1인당 연 평균 1200만원을 증액하겠다는 비교적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면서 유권자들에게 신뢰감을 심어 준 것으로 평가됐다.
또 임기 내 대학발전기금 1000억원 시대를 달성하고 대학벤처투자기금을 조성하는 등 재정기반 확충 면에서도 준비된 총장의 모습을 보여줘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제주대학교 경상대학 학장과 경영대학원 원장, 제주발전연구원 원장과 국무총리실 제주특별자치도지원실무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지내며 누적된 경험과 그에 따른 폭 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등도 허 교수가 이번 선거에서 1순위 후보자로 선출될 수 있었던 주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조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