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뜨거운 국제교류 현장
낯뜨거운 국제교류 현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지난 23일 밤 8시50분 제주도문예회관 대극장.
북제주군과 일본 산다시가 자매결연 5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한.일 친선음악회가 끝나자 일부 관람객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 행사장을 ‘감동’보다 ‘한숨’ 쉬게 한 것은 다름 아닌 일부 무례한 관람객 때문이었다.
이들은 행사가 진행되는 2시간 내내 떠들고, 휴대전화로 통화까지 하면서 마치 ‘시장판’을 떠올리게 했다.
딸과 함께 온 한 중년 여인은 공연 중 휴대전화로 통화를 시도했다. 입장 전 도문예회관 직원들의 ‘휴대전화를 꺼 달라’는 호소를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또 다른 아줌마는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그녀의 남편이 “빨리 끊어”라고 말하자 못내 아쉬운 듯 전화를 끊었다.
극장 옆문으론 관람객들이 수시로 드나들었다. 한 아줌마는 중앙 객석을 가로질러 밖으로 나가더니 다시 유유히 들어왔다. 어떤 고교생은 무대 출연복을 입고, 문을 열고 들락거려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뿐만 아니다. 객석의 고고생들은 동급생이 무대로 나올 때마다 마구 괴성을 질러 가수의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일부 학생들은 무대 앞에서 무대 뒤로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관람객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이런 행위를 제지하는 도문예회관 직원도 보이지 않았다. 도문예회관 직원들은 공연 종료 5분 전에야 극장으로 들어와 친구와 얘기하는 고교생을 향해 “떠들려면 나가라”고 버럭 화를 냈다.
만약 우리가 일본에서 국제친선행사를 열고 있는데, 일본측 관객들이 이렇게 무례하게 맞는다면 어떤 심정일까?
‘국제교류행사도 좋지만, 시민의 기본예절부터 지키도록 하자’는 한 관객의 말이 가슴에 콕 박히는 하루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