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서남부 부녀자 연쇄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경찰청 수사본부는 1일 연쇄살인범 강호순(38)이 2006년 12월 저지른 배모(당시 45세)씨 살해사건의 현장검증을 벌였다.
현장검증은 이날 오전 9시50분께 강호순이 배 씨를 처음 만난 군포시 금정역 부근 S노래방에서부터 시작됐다.
검은색 점퍼 차림에 모자를 눌러쓰고 포승줄에 묶인 채 경찰에 이끌려 현장에 나타난 강은 지하에 있는 노래방으로 들어가는 장면부터 재연했다.
현장에는 인근 주민 50여명이 나와 "모자를 벗겨라. 개만도 못한 놈" 등의 욕설을 퍼부으며 분노했으며 한 70대 할머니는 "나도 대학생 손녀딸이 있는데 세상 무서워서 살겠냐"며 불안해 했다.
시민들 중에는 "얼굴을 공개하면 두 아들은 어떻게 살겠느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강은 오전 11시께 노래방에서 20㎞ 가량 떨어진 39번 국도 화성시 비봉면 양노리 살해현장을 찾았으나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는다며 그냥 지나쳤고 800m가량 떨어진 지점에 있는 국도변에서 암매장하는 모습을 재연했다.
암매장 장소는 도로에서 3∼4m 내려간 비탈면으로 20㎝ 깊이였고 재연에 사용된 마네킹은 양손이 뒤에서 스타킹으로 묶인 상태였다.
강은 이날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스타킹이 아닌 넥타이로 목을 졸라 배 씨를 살해한 뒤 암매장했다고 경찰에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강호순이 스타킹으로 손을 묶고 넥타이로 목을 졸라 살해했으며 배 씨 외에도 1∼2명 정도를 이런 방식으로 살해했다"며 "넥타이는 증거 인멸을 위해 (강호순)이 가져 갔다"고 말했다.
경찰은 배 씨가 살해된 현장에서 오후 현장검증을 재개한 뒤 같은달과 다음달 희생된 박모(당시 37세) 씨와 또 다른 박모(당시 52세) 씨에 대한 현장검증을 벌인다.
노래방 도우미로 일했던 배 씨는 2006년 12월14일 오전 3시55분 군포시 금정역 먹자골목에서 강호순에 의해 유인 납치돼 화성시 비봉면 양노리에서 살해됐다.
(군포.화성=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