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욕심이 불러온 암울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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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종말 리포트'ㆍ'잉여인간 안나'
나날이 속도가 붙는 과학기술의 발전은 과연 인간에게 밝은 미래를 선사할 것인가. 영원한 젊음과 건강은 과연 인간에게 축복인가.

이러한 질문들에 '아니오'라고 답하는 디스토피아 소설 두 편이 나란히 출간됐다.

캐나다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장편소설 '인간 종말 리포트'(전2권.민음사 펴냄)는 특정되지 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인간 스스로가 초래한 재앙으로 인간이 멸종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소설의 화자인 유일하게 남은 인간 '눈사람'은 자신이 '지미'로 불리던 시절을 회상하며 인간의 최후를 증언한다.

지미의 어린 시절부터 인간은 이미 놀라운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었다. '돼지구리', '너구컹크', '늑개' 등 유전자 조작으로 온갖 새로운 동물들을 만들어내는 인간은 이미 조물주와 같은 존재였다.

지미의 친구인 천재 과학자 크레이크는 이러한 인간의 '창조' 욕망이 극대화된 인물이었다. 그는 "인간 본성의 본질을 장악한 후 그 자질이 기존의 경로보다 더 유익한 경로로 가도록 조정"하는 '환희이상 알약'을 개발한다.

동시에 매우 아름다울 뿐 아니라 싸우거나 병에 걸리지도 않는 완벽한 종족 '크레이커'들도 창조한다.

그러던 중 알약의 부작용으로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퍼져 사람들이 한꺼번에 죽어가고 크레이크의 계획으로 면역력을 갖추게 된 지미만이 크레이커들과 함께 살아남는다.

끊임없이 옛 단어에 집착하고 크레이크와 예술에 관한 논쟁을 벌일 정도로 인문학적 인물이었던 지미는 인간의 피조물인 크레이커들을 살리기 위해 죽어가는 인간을 가차없이 쏘아죽이게 된다.

작가가 그려내는 미래는 상상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암울하지만 어느 것 하나 비현실적이거나 허무맹랑하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비극적이다. 차은정 옮김. 256ㆍ300쪽. 각권 1만1천원.

앞서 출간된 젬마 말리의 소설 '잉여인간 안나'(주니어김영사 펴냄)는 영생과 새 생명을 맞바꾼 100년 후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사람들이 장수약을 통해 영원한 젊음과 건강을 보장받고 그 대가로 출산을 포기한 후 그 틈새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보내진 잉여인간 수용소의 이야기를 다룬 '잉여인간 안나'는 인간의 이기심과 왜곡된 생명윤리가 가져온 디스토피아를 읽기 쉽게 그렸다. 유향란 옮김. 384쪽. 9천800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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