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주의를 탄생시킨 10년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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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심판' 출간
19세기 등장한 미술사조인 인상주의(impressionism) 미술은 오늘날 전 세계 유명 미술관에서 인기있는 작품들이지만 작품이 평단과 관객들의 인정을 받기까지에는 으레 그렇듯 기존 보수적 주류들의 저항을 받아야 했다.

'파리의 심판'(다빈치 펴냄)은 다소 색다른 방식으로 마치 투쟁과도 같았던 인상주의의 등장부터 전개 과정을 소설처럼 소개하는 미술사책이다.

'브루넬레스키의 돔' 등 미술사를 소재로 한 논픽션들을 썼던 작가 로스 킹은 19세기 프랑스에서 가장 존경받았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프랑스인 중 한 명이었던 화가 에르네스트 메소니에(1815~1891)와 '풀밭위의 점심','올랭피아' 등을 그린 화가 에두아르 마네(1832~1883)를 주인공으로 인상주의의 탄생 이야기를 그려나간다.

책의 배경은 1863년 살롱에서 낙선된 작품들을 모은 낙선전 이후 첫 번째 인상주의 전시회가 개최된 1874년 사이 10년간 프랑스 파리. 저자는 동시대를 살았던 화가 메소니에와 마네의 삶을 대비시키며 인상주의가 어떤 배경에서 탄생했는지를 들려준다.

나폴레옹의 그림을 주로 그렸던 메소니에는 새로운 과학기술의 영향을 받지 않은 과거의 향수를 화폭에 담아 비평가들과 대중 모두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메소니에는 생전 엄청난 인기를 구가했던 화가였다. 그가 그린 '프랑스의 출정'이라는 그림은 1890년 85만 프랑에 팔렸는데 이 금액은 당시 80명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와 70명의 발레 무용수, 60명의 합창단을 거느리고 있었던 파리 오페라단의 1년 예산이 80만 프랑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액수였다.

주류였던 메소니에와는 달리 마네는 '별 볼일 없는' 화가였다. 지금에야 '풀밭위의 점심'과 '올랭피아'가 걸작으로 대접받지만 작품이 발표됐을 당시에는 비평가들의 혹평과 관객들의 외면 속에 이해받지 못하는 삶을 살아야만 했다.

이야기는 이처럼 대비되는 삶을 살았던 두 주인공의 이야기를 교차해가며 인상주의가 어떤 과정에서 탄생했는지를 에밀 졸라와 외젠 들라크루아, 귀스타브 쿠르베, 제임스 휘슬러, 클로드 모네, 빅르 위고, 에드가 드가 등 당시에 그들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던 작가와 화가들의 이야기에 제2제정과 파리 코뮌의 등장 등 격변하는 정치 상황까지 버무려가며 생동감 있게 묘사해낸다.

책 제목인 '파리의 심판'(The Judgement of Paris)은 메소니에와 마네가 살던 시기와 이후의 평가를 고대 그리스 신화 속 등장하는 '파리스의 심판'에 빗댄 것이다.

황주영 옮김. 강유원 감수. 680쪽. 3만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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