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열강 戰後 이라크 놓고 ‘샅바싸움’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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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 연합군과 이라크전쟁에 반대한 러시아, 프랑스, 중국, 독일 등 세계 열강들이 전후 이라크 처리를 놓고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

세계 열강들이 이라크전이 종결도 되기 전에 이라크 전후 통치 및 임시정부 구성, 이라크 전후 복구 및 석유자원 처리 등을 놓고 벌써부터 샅바싸움을 시작한 것이다.

바그다드 시가전이 시작되기도 전에 미.영 연합군은 전후 이라크 통치에 대한 구상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에 뒤질세라 러시아, 프랑스, 독일 등 반전 핵심국가들은 최근 들어 반전공세를 낮추며 미국에 추파를 던지는 등 전후 국익 확보에 애쓰는 모습이 역력.

미국과 영국은 바그다드 대공세를 앞둔 가운데 7일 북아일랜드 수도 벨파스트에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간 미.영 정상회담을 열고 개전 3주째에 돌입한 이라크전 전략을 집중 조율하는 한편 이라크 재건 및 임정 수립 등 전후 이라크 재건 문제를 폭넓게 협의한다.

미국과 영국은 사담 후세인 정권을 축출한 뒤 자유 이라크정권을 새로 수립, 미.영 주도 아래 군정을 실시해 연합군 중심으로 이라크를 재건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5일 전해졌다.

부시 대통령은 이와 관련, 이날 주례 라디오 연설을 통해 "미국과 영국 연합군은 이라크를 지배하려는 게 아니라 해방하기 위해 온 것임을 모든 이라크 국민이 믿게 될 것"이라고 밝혀 '친미 자유 이라크정권' 수립을 통해 중동질서를 재편할 것을 강력하게 내비쳤다.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전에서 승리, 군정 아래 친서방정권을 구성하고 세계 2위의 이라크 석유자원을 장악할 경우, 중동지역 세력 균형은 물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석유 공급시장 질서 재편이 불가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이라크전에 반대해온 러시아와 프랑스를 비롯해 중국과 독일 등 세계 주요 이해당사국들은 그동안의 반전 입장에서 선회, 미국과 영국에 대한 비난수위를 조절하며 이라크 임정 수립과 재건을 위한 미.영 주도의 전후 구상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전화 정상회동을 하고 전후 이라크 처리과정에서 유엔의 역할을 강조하며 전후 이라크 경제 재건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이에 앞서 독일의 게르하르트 쉬뢰더 총리도 그동안 일관되게 견지해온 반전 입장에서 물러서 미.영 연합군의 이라크전이 하루빨리 종결되기를 바란다면서 종전 후 이라크에 파병될 유엔파견군에 독일군도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러시아, 프랑스, 독일 등 반전 3개국은 4일 파리에서 3국 외무장관회담을 하고 전후 이라크 현안 해결에 유엔의 역할을 강조하고 이라크 전후 처리와 중동 현안 해결에 상호 협력키로 의견을 모았다.

믿을 만한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이는 국제외교무대에서 국익이 최우선한다는 외교원칙을 재확인해준 것"이라면서 "세계 열강들이 이라크 사담 후세인 체제가 무너지기도 전에 서로 국익을 확보하기 위해 외교전을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도 이에 뒤질세라 4일 베이징을 방문한 유리 페도토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양국 외무차관회담을 하고 전후 이라크 문제 처리에 유엔이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과 영국이 전후 이라크 행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유엔의 역할은 현재 논의되고 있지 않다"고 제동을 걸었다.

미 의회도 프랑스 등 반전 국가들의 반미 외교에 강력한 불만을 표시, 이라크전 반전 국가들의 전후 이라크 재건 동참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그러나 그 같은 미 의회 움직임에 반대한다면서 전후 중동질서 재편과 반전 국가들과의 외교관계 복원을 위해 반전국도 전후 이라크 재건에 동참토록 길을 열어놓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영 연합군의 바그다그 대공세가 임박한 가운데 세계 열강들은 전후 이라크 처리를 놓고 '염불보다 잿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듯한 양상이다. 힘이 지배하는 세계 외교무대에서 영원한 동지도 적도 없고 다만 국익만 있다는 냉엄한 철칙을 다시 한 번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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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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