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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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두흥 수필가/논설위원

국어사전의 정의에 따르면 평범하다는 것은 ‘뛰어나거나 색다른 점이 없이 예사로움’ 이라고 했다. 예사로움이란 흔히 있을 만하여 대수롭지 않다거나, 예전과 별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오래전 지난해 가을에 수확한 양식은 바닥나고 햇보리는 미처 여물지 않은 3~4월 식량이 모자라서 고통받던 시기를 춘궁기라 했다. 그 시절 농촌에는 보리가 익을 때까지 식량이 모자라지 않으면 평범한 삶으로 여겼다. 식솔이 여럿인 가정은 쌀이 모자랄 무렵 이웃집에 사정해 장리(長利)쌀을 빌렸다. 이제는 춘궁기라는 말이 사라졌다. 


평범하게 산다는 것이 어렵다고 느껴지는 순간 남들과 나를 비교하면서 시작된다. 그 사람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와 다른 사람의 삶을 내 삶에 대입하며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사람들이 먹고살기 어렵고 경기가 더욱 나빠지게 되자, 평범하게 사는 것도 성공이라 한다. 


실제로 평범하게 살아감으로써 성공한 인생을 사는 사람들도 보인다. 공무원은 대기업 전문직이나 중소기업보다 좋은 직장이라 하지 않았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공무원이 좋은 인기 직업이 됐다. 그렇게 본인이 힘들고 어렵게 공무원이 되고 평범하게 사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인생을 산다고 자부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하지만 평범하다는 건 아무것도 없음을 의미한다. 그저 남들보다 잘나지도, 못나지도 않고 그럭저럭 살아가는 것이다.


평범하다는 것은 결국 특출난 부분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게 집중하며 내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이 평범하게 사는 것이다. 남들과 나를 비교하지 말고 나는 나일 뿐이다. 평범한 삶은 복이다. 작은 것 하나라도 노력으로 일구어낼 때 인생은 더욱 가치를 얻는다. 지금 한 톨의 씨앗을 심는다면 언젠가 열매를 맺는다. 어떤 직업을 갖든, 가방끈이 길지 않아도 남 등쳐먹지 않고, 떳떳한 일 성실하게 하면서 웃으며 좋은 관계 맺고 살면 그것으로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여겨진다.


김형석 교수의 평범하게 살기에서 “아첨하는 사람 곁에 두지 말라. 일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지 말라. 배우는 동안은 늙지 않는다 배워라.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 하는 동안 나보다 앞선 사람 세워주고 도와주라. 편 가르기 하지 마라.” 다섯 가지를 잊지 말라 했다. 근면 성실한 삶을 살아온 이들은 실패로 넘어지더라도 다시 도전정신으로 일어선다. 심지 않고 거두려 하거나 불량 종자를 심고 좋은 것을 기대하는 마음도 잘못된 삶의 자세다.


비범하고 탁월한 사람들만 눈에 보일지 모르나, 눈에 안 보이는 사람들도 평범한 삶으로 사회에 큰 지지대가 되어준다. 세상은 평범한 사람들이 받쳐주며 살아간다. 누구나 요행을 꿈꾸지만, 노력이 아닌 뜻밖의 행운만을 기다리는 마음은 허영심일 뿐이다. 


어쩌면 삶이 어려워질 때 사람들의 마음에는 한 번의 시도로 큰 재물을 얻으려 한다. 한탕주의와 도박으로 성공하려는 사행심은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며, 실패하게 되면 다시 일어설 용기까지 잃게 된다. 요행만 바라며 사는 사람은 인생의 발전도, 희망도 없으며 운이 좋아서 일확천금을 얻는다고 해도 언젠가는 파탄의 삶을 사는 경우가 올지도 모른다.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삶은 ‘뿌린 대로 거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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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정아빠 2024-03-17 19:48:52
좋은 글 감사합니다

두리맘 2024-03-17 19:33:32
평범한 삶이 최고라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