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서 보낸 유년시절의 향수, 옥수수 껍질 말아쥐고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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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희대 작가 첫 개인전 '위풍당당'

11일부터 제주도문예회관 제2전시실
채희대 작 '날다'
채희대 작 '날다'

“첫 개인전이 늦었을 뿐, 어린 시절부터 평생 작품활동에 매진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채희대 작가의 첫 개인전 ‘위풍당당’이 오는 11일부터 15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제2전시실에서 열린다. ‘옥수수 껍질로 빚은 축제의 언어’라는 부제가 인상적이다.

어린시절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고, 건축업에 몸담으며 프리스케치를 줄곧 해왔다. 타일 모자이크 작업과 동판 부조 작업도 그의 손끝에서 태어났다.

채 작가의 고향은 강원도 홍천군 남면 양덕원리다. 유년시절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곳이다.

옥수수 껍질을 말아쥐고 그림을 그리는 이유와 연상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채 작가는 “오랜 시간 건축업에 종사하면서 손에 마비가 오기도 했고, 무엇보다 세밀하게 그리는 것에서 탈피하고 싶었다”며 “옥수수 껍질이라는 재료는 고향을 추억하게 하고, 자신감을 가지게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채 작가의 작품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면 볼수록 정교하고 세밀하다. 붓이나 옥수수 껍질이나 모두 작가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수단일 뿐이라는 명확한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백록담을 나는 수탉’ 등 3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채 작가는 10여년 전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신촌리에 터를 잡았다.

삶의 과정에서 얻게 된 심리적인 부대낌에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작은 텃밭 돌담에 탈출한 수탉 한 마리와 조우한다.

채희대 작 '신촌리 빠삐용'
채희대 작 '신촌리 빠삐용'

닭장을 탈출해 당당한 기품으로 모델이 되어 준 수탉은 1973년 스티브 맥퀸 주연의 프랑스 영화 ‘빠삐용’을 연상하게 했고, ‘신촌리 빠삐용’으로 작품 속에서 다시 태어났다. 위풍당당한 모습의 닭은 마치 채 작가 자신처럼 보였다. 스스로 용감해지는 순간이었으며, 이후 작품의 중요한 모티브가 됐다.

채 작가는 “‘신촌리 빠삐용’이라는 작은 그림을 볼 때마다 ‘달리다굼(아람어, 일어나라)’을 외치는 것처럼 방향을 바로잡는 계기가 됐다”며 “옥수수 껍질로 그림을 그리는 순간만큼은 어린시절 고향의 친구들과 신나게 뛰어놀던 추억처럼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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