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나무숲길 지나 품은 풍광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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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칡오름(제주시 구좌읍)

오름의 왕국으로 불리는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 조용히 앉아 있는 칡오름.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과거 이 오름에 칡이 많이 자라나서 칡오름이라는 이름이 부여됐다고 하며, 한자로는 갈악(葛岳)이라고 표기한다.


표고 303.9m, 비고 49m에 남서쪽으로 굼부리가 벌어진 말굽형 오름이다. 제주시 봉개동(표고 336.6m, 비고 47m)과 서귀포시 영천동(표고 271m, 비고 96m)에도 동명(同名)의 오름이 있다. 비고 49m가 말해주 듯 송당 칡오름은 야트막한 언덕수준이다.


바로 맞은편에 거슨세미오름과 민오름(송당), 안돌오름, 밧돌오름이 있다. 또한 백약이오름, 좌보미오름, 돌리미오름, 비치리오름 등 많은 오르미들이 관심과 사랑을 받는 걸출한 오름들이 칡오름 주위로 즐비하다.


이 오름들에 비해 칡오름은 높이나, 크기, 조망권, 탐방 여건 등에 있어 우위를 점하지 못해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관심 밖으로 밀려난 다소 소외된 오름이다.


칡오름을 가기 위해서는 우선 번영로 대천동사거리에서 송당마을 방향으로 진행. 약 2.5㎞ 지점이 송당목장 입구이며, 도로 맞은편에는 거슨세미오름 주차장이 있다. 


적당한 곳에 주차 후 송당목장으로 진입한다. 


송당목장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이 길게 뻗어 있는 삼나무숲길. 이 삼나무숲길은 민오름 자락에 위치한 이승만대통령 별장까지 1㎞ 남짓 휨 없이 올곧게 뻗어있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이 삼나무숲길의 시발점 부근에서 좌측으로 향하면 바로 칡오름이다. 필자는 10여 년전 하절기에 처음으로 칡오름을 찾았다. 출발지점에서 칡오름 정상까지 뚜렷한 탐방로도 없는 상태에다가 주변 가시덩굴과 잡초, 잡목이 무성해 탐방에 어려움을 겪었었다. 


오름 자락에 있는 묘지 하나를 지나고 전정가위와 정글도(刀)로 가시덩굴 등을 자르고 헤치면서 나아갔으나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그리고 몇 해 후 나뭇잎이 다 떨어지고 가시덤불이 덜 한 동절기에 또 찾았는데, 오름 환경이 급변해 있었다.


오름을 뒤덮었던 가시덩굴 등은 모두 사라지고 잘 정비된 가운데 오름 한쪽부분이 커다란 공동묘지로 변해 있었다. 오름 이름의 근간이 된 칡넝쿨도 찾아볼 수 없었다. 묘지 자락으로 몇 분 오르니 정상. 정상 능선에는 억새가 가득하다.


억새 사이로 칡오름 주변 오름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청명한 하늘 아래, 억새 사이로 펼쳐진 주변 경관이 그래도 볼 만하다. 칡오름만이 품은 풍광이다.


오름이 말굽형이기는 하지만 통통한 ‘모카빵’ 같은 형태다. 


정상에서 주변 경관을 감상한 후 능선을 따라 걸음을 옮기면서 민오름과 맞닿은 부분으로 하산. 원점회귀 하면서 걷는 삼나무숲길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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