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세 시율학자의 평생이 담긴 시, 서, 화 작품 한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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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구 작가 ‘영주십경 시·서·화’전
내달 3일부터 제주도문예회관 제1전시실
30일 자택에서 만난 김종구 작가. 전시에서 선보일 예정인 '신산초목시화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30일 자택에서 만난 김종구 작가. 전시에서 선보일 예정인 '신산초목시화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선학들의 작품에 대해 막연히 칭송만 하기보다는, 바른 작품을 후학에게 남기기 위해 정치(精緻)하게 검토하고 평가하는 토론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77세의 시율학자인 김종구 작가의 ‘영주십경 시·서·화’전이 다음 달 3일부터 8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제1전시실에서 열린다.

시, 서, 화 작품이 함께 소개되는 만큼 김 작가는 시, 서, 화에 모두 능하다. 김 작가는 2005년 대한민국서예문인화대전 한문, 한글, 전각, 문인화 부문에서 3년 연속 입상하며 초대작가로 추대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김 작가는 2004년 제주대 미술학과에서 ‘영주십경 주제의 전각기법 응용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오랜 시간 후학양성과 연구에 매진했다.

30일 제주시 화북2동 자택에서 만난 김 작가는 “스스로를 드러내는 일이 참 부끄럽지만, 주위에서 그동안 연구한 자료와 쓰고, 그려온 작품을 드러내길 바라는 말에 용기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김 작가가 직접 쓰고, 그린 영주십경 주제 10폭 병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그리고 글로 담아낸 작품 33점을 선보인다.

김 작가가 음영한 시를 화제로 쓰고 그린 영주십경 주제 10폭 병풍 2점과 한라산 대표식물 24종을 서문으로 설명하고, 식물마다 5언 절구 찬시를 쓴 ‘신산초목시화첩’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이날 현장에서 보여준 ‘영주십경·승경·영물 시·서·화집’ 편집본은 전시에 맞춰 발간을 앞두고 있다. 제주의 자연경관과 영물을 읊은 시 233수와 제주인과 제주를 찾았던 유배인 등 18인이 읊은 시 100수에 화운(和韻)한 압운시 등 총 333수를 수록한 근체시집과 함께 오랜 세월 담금질하며 정리한 자신의 연구가 담긴 논고, 그리고 그동안 쓰고 그린 시화 다수가 실렸다.

김 작가의 ‘영주십경·승경·영물 시·서·화집’ 편집본 표지.

특히 김 작가는 자신의 논고에 대해 “오랜 기간 연구하면서 영주십경이란 시제를 처음 사용한 응와 이원조 목사의 근체시 영주십경 칠언절구의 범칙과 중요 오류를 발견했고, 제주인 최초 영주십경 근체시를 쓴 매계 이한우의 영주십경 칠언율시에서도 오류를 발견했다”며 “현존하는 유일한 영주십경 병풍(제주대 박물관 소장)에서도 5개의 오류를 발견했다. 이것은 당시 작가의 잘못이라기보다는 필사의 오류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어 “영주십경 시구가 제주의 경승을 알리고 문화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시임에도 불구하고 오사(誤寫)와 구간 뒤바뀜 등 오류가 있으며, 이를 바로잡지 않은 채 계속 전파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시율학 연구를 통해 바로잡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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