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문제와 MZ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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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주, 칼럼니스트

우리의 삶의 공동체에는 직간접적으로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많다. 한글을 발명한 세종대왕이 없었다면 우리의 문화와 문명도 많이 지체됐을 것이다. 부국의 기틀을 마련한 지도자가 없었다면 우리의 가난도 훨씬 오랫동안 이어져 왔을지도 모른다.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가 우리를 낳고 공들여 키우지 않았으면 지금의 국가 번영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내 존재나 삶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나의 희생과 노력이 나만을 위한 게 아니고, 나의 태만과 방종도 나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다. 삶의 공동체 안의 개개인은 톱니바퀴에 맞물린 기계 장치처럼 서로 얽혀 이해(利害)를 공유하며 대를 이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이라는 한 나라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운명 공동체적인 관계다. 그렇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대체로 공동체에서의 삶은 함께하면서도 고생이나 고통까지 함께 공유하며 사는 것은 꺼린다. 홀가분한 솔로를 지향하는 강한 개인주의 성향을 보인다.

통계청의 인구 추계를 보면 우리나라는 인구 감소를 넘어 국가 소멸 위기로 치닫고 있다. 지금의 추세라면 50년 후인, 2072년의 한국의 인구는 3622만명까지 감소한다. 이때 노인 인구 비율은 전체 인구의 47.7%에 이른다. 국내 인구의 절반가량이 노인이라는 기형적인 인구 구조가 된다. 또, 한경연의 통계에 따르면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20년 3657만명 수준에서 30년 후인, 2050년에는 2204만명까지 줄어든다. 이에 따라 노년부양비는 2050년 생산인구 100명이 노인 87명을 부양해야 한다. 오래 사는 것이 짐이 되고, 죄가 되는 끔찍한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이와 같은 인구 감소 현상은 결혼과 출산을 회피하려는 심리 때문이다. 그런 현상의 기저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도사려 있지만, 요즘 유행처럼 번지는 MZ세대의 ‘내 인생은 오직 나만의 것’이란 인식 탓도 크다. 온갖 역경 속에서도 자식을 낳고 키우며 이어온 게 지난 세대의 삶이었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인생관이나 삶의 방식이 딴판으로 바뀌었다. 자유화, 정보화 시대에 태어나 고생을 모르고 자란 젊은 세대들이 고생을 회피하려는 건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다. 그들에게 고통을 감내하며 살아온 지난 세대의 전통을 이어가라는 것은 소귀에 경 읽기이다.

인구 문제는 젊은 세대들이 그 해결책을 쥐고 있다. 그들이 결혼하고 출산하면 해결된다. 문제의 답을 알면서도 해결책을 미뤄온 건 역대 정부의 직무 유기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서로 보완하며 해결책을 마련해야만 가능하다. MZ세대로 지칭되는 요즘 젊은 세대의 심리를 심층적으로 분석해 그들의 욕구 수준을 충족할 정도로 획기적인 보상책을 제시해야만 한다.

그들에게 호응받지 못하면 어떤 정책도 성공할 수 없다. 국민 공감대만 형성되면 그에 따른 예산은 불요불급한 선심성 예산만 줄여도 상당 부분은 감당이 된다. 설령 빚이 생긴다 해도 인구가 늘어나는 것으로 상쇄된다.

 

 

※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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