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와 용기의 균형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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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미, 제주대학교 교수 실버케어복지학과/ 논설위원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하였다. 자신과 타인이 맺는 관계를 서로 주체가 되기 위해 투쟁하는 지옥으로 표현할 만큼 인간관계가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굳이 철학자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인간관계는 쉽지 않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듯이 사람의 속마음을 알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는 흔히 다른 사람과 인간관계가 ‘좋다’라고 표현할 때 친밀도를 가지고 이야기한다. 친하고 가깝다고 느끼면 상대와 나의 인간관계는 ‘좋다’라고 표현하고 친하지 않거나 거리감이 느낄 경우에는 관계가 ‘좋지 않다’ 혹은 ‘나쁘다’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친밀도만 가지고 인간관계를 논하기에는 섣부른 감이 있다. 친밀도와 함께 신뢰도, 즉 얼마나 믿는가 하는 문제도 인간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화두가 된다. 


평소 자주 만나거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 어려울 때 찾아가서 자문을 구하는 사람이 있다. 이러한 관계가 친밀도는 낮더라도 신뢰도가 높은 인간관계이다. 


반대로 자주 만나 농담을 주고받기는 하나 어쩐지 믿음이 가지 않는 친구가 있다. 이런 관계는 친밀도는 높지만 신뢰도는 낮다고 할 수 있다.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그 사람 말이라면 믿을 수 있다고 한다면 그 사람에 대한 나의 신뢰도는 엄청난 것이다. 


반대로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에 대한 나의 신뢰도는 형편없다고 볼 수 있다. 바람직한 인간관계는 친밀도도 중요하지만 신뢰도도 좋아야 한다. 그 두 가지 축이 다 좋을 때 ‘그 사람과 나의 관계가 좋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상대를 배려해 줘야 한다. 상대방 입장을 먼저 이해한다면 서로 가까워지고 친밀감이 생긴다. 


그렇다면 신뢰도는 어떻게 해야 높아지는 것일까. 바로 용기를 발휘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용기란, 불의(不義)를 보고 못 참고 바로잡는 용기가 아니라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화기술과 연결을 한다면 배려는 잘 들어주는 것을 의미한다. 말하는 사람 쪽으로 몸을 숙이고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이며, 가끔 추임새를 넣어준다. 그리고 내 귀와 눈과 마음을 하나로 하여 마치 내가 말하는 사람과 한마음이 되어 들어주는 것 즉, 공감적 경청을 할 때 상대와 나는 친밀도가 높아진다.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용기를 발휘한다는 것은 말하기 능력과 관련이 있다.


 말하기 기술의 요점은 적절한 때, 적절한 양, 적절한 언어(단어), 적절한 수준, 적절한 방법(나전달법)이다. 즉, 상대가 들을 준비가 되었을 때,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는 양으로,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상대 수준에 맞게, 나 전달법(I Message)으로 본인의 의사를 전달한다면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용기를 발휘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배려와 용기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 여기서 배려를 한자로 표현한다면 어질 인(仁), 용기를 한자로 대치한다면 옳을 의(義)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배려와 용기의 균형, 인과 의를 합친 글자가 바로 사랑 애(愛)가 아닐까. 인간관계의 근본은 바로 사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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