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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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도 보도 못한 일이 실제로 벌어지니 여전히 긴가민가 해요. 분명한 자랑인데 돌아오는 건 핀잔이고 뒤에서는 수군거리는 흉이 잡히니 한 입 갖고 두 말 하기도 그렇고….”

땅으로 묻어 두려니 막연한 책임감에 목청껏 소리라도 지르면 시원하겠는데 꾸미거나 보태지 않은 진짜에 엄연한 기록으로 남아 있으니 소중함의 가치를 더하려는 하늘에 계시가 아닐까 싶어 가슴에 새기고 있단다.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자랐지만 남다른 우애는 누구라도 부러워했는데 형님이 갑자기 쓰러졌단다.

신혼 살림에 깨볶는 재미가 붙어 행복하다며 돌림 노래를 부르고 다녔는데 의사의 진단은 ‘늦었다’, ‘마음의 준비를 해라’가 최후의 통첩, 손쓸새도 없이 병이 악화됐다.

밀려드는 상실감은 자포자기. 희망에 불씨는 꺼져가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하는 안타까움은 신의 존재를 부정하게 했다.

‘마지막 가는 길을 편하게 해주자’는 위로는 듣기 싫은 메아리. 화풀이 대상을 찾아야 했다. 주변에서 그만하자는 만류는 억지 이해가 아닌 받아들임에 필요성이 더해졌다/ 그리고 간절함이 믿음으로 변해지는 기적이 다가섰다.

딱한 처지는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동생이 옆집 현관 앞에 며칠째 우편물이 방치된 것을 보며 문 소리에도 인기척이 없자 곧바로 신고를 했다.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던 할머니가 보호자 도움 없이는 거동이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돌봐주는 가족도 없는 무연고자의 쓸쓸한 죽음이라 화장터까지 동행했고 초라한 상주 노릇도 했단다. 각박한 세상 속 외면할 수 있었지만 인지상정. 자신의 형편과 크게 다르지 않아 가난한 주머니를 털었고 고운 색깔 옷 한 벌은 울고 싶었던 속내를 꺼내는 그리움이다

너무나 현명한 꿈에 웃음으로 오신 망자는 고맙다는 인사를 계속했다. 덕분에 외롭지 않았다며 수줍게 건네는 선물 보따리는 임금님 꽃대궐이 부럽지 않았다. 대신 걱정 근심을 가져갈테니 열심히 살라는 당부가 이어지고 엎드려 절을 하고서 깨어났단다. 예사롭지 않았기에 다른 때 보다 서둘러 병원에 들렀더니 어두웠던 환자의 표정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밝음이 다시 왔고 아름다운 미소를 만들어냈다. 배가 고프니 밥을 달라하고 침대를 벗어나 조금씩 걷기 시작하더니 잃어버린 기억도 되찾아냈다 겉으로 보이던 나쁜 징후들도 점차 사라지고 화제의 중심 속 이야깃거리가 됐단다.

딱히 꼬집어 이거라는 결론은 있어도 없어도 그만.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이다.

착하면 손해에 따돌림을 당해야 하고 속이는 거짓이 으뜸인 대접을 받고 있는 지금. 과연 나는 어떤 위치에 있는지 고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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