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반려견 시대, 보신탕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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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논설실장

보신탕집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앞으로 3년 후에는 우리나라에서 보신탕집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개를 식용 목적으로 사육·도살·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3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7년부터 본격적인 단속에 나설 계획이다.


▲개고기 식용은 신석기 시대부터 이뤄졌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 역사가 아주 오래됐다는 것만은 짐작할 수 있다. 


중국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춘추시대인 진(秦)나라 덕공 때 복날이 되면 제사지내는 사당을 짓고 개를 죽임으로 벌레 피해를 막았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양의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양두구육(羊頭狗肉)의 고사성어도 춘추시대 제(齊)나라의 ‘영공’에게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춘추시대 당시 중국에서 개고기 식문화가 일반화됐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개고기 식용은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구려 고국원왕 시대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벽화에 도살된 개가 그려져 있다는 것을 근거로 한다.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개고기가 우리나라의 음식문화로 자리잡았다.


‘동국세시기’와 ‘열양세시기’에 복날에 개장국(보신탕)을 먹는 기록이 있고, ‘동의보감’에는 기력 증진 등 개고기의 효능이 자세히 설명돼 있을 정도다.


북한은 개고기를 ‘단고기’라고 하는데 평양시내 식당에서 고급 요리로 팔 정도로 개고기는 보편화 돼 있고 인기가 높다.


▲중국, 한국 외에도 세계 여러 지역에서 개고기를 먹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중남미 아즈텍 문명 당시의 멕시코, 아프리카 일부 부족, 유럽 일부 지역에서도 개고기 식문화가 있었거나 아직도 상존하고 있다.


하지만 20세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개고기 식문화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국의 개고기 식문화가 세계 각국의 동물애호운동가들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돼 왔고, 88올림픽 때는 정부가 개고기 식용 중단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물론 문화상대주의적 관점에서 개고기 식문화에 대해 일방적으로 비판을 가하는 것이 온당치 않다는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도 등록 반려견만 300만 마리를 넘는 1000만 반려견 시대에 맞게 개고기 식문화를 바꿀 때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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