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처럼 강렬한 예술혼을 불태웠던 서양화가 고(故) 김병화 화백(1948-1994)의 작품 세계를 만나본다.

‘작고 30주년 기념 김병화 유작전’이 지난 5일부터 오는 28일까지 갤러리애플에서 열리고 있다.

김 화백은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제27회 제주미술제 ‘올 댓 제주’에서 제주미술의 여명기와 기원을 통해 제주문화의 고유성과 독자성을 보여주는 작가로 소개되면서 재조명됐다.

이번 전시는 김 화백의 작고 30주년을 기념해 유족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을 중심으로 제주에서 다시 개최되는 자리로 제주풍경을 담은 작품 30여점이 출품됐다.

김 화백은 자신이 나고 자란 제주의 풍경을 화폭에 담기 위해 부지런히 걷고 또 걸었던 작가다.

김 화백의 작품은 현장에서 대상을 직접 보고 빛의 변화를 느끼며 자신의 감각을 주입하는 인상주의 표현 방식을 따른다. 작가는 시간이 나면 어김없이 야외용 이젤과 물감, 붓과 캔버스를 짊어지고, 제주의 올레길을 다니며, 제주의 사계를 직접 보고, 사진을 찍으며 사생을 했다.

제주여자중학교 등에서 미술 교사로 재직했으며, 1972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1993년 제5회 개인전에 이르기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이번 전시에서는 제주의 사계와 그 속에 담긴 작가의 심경들을 살펴볼 수 있다.

빛을 따라 그은 붓과 나이프 터치로 표현된 제주에 대한 지독한 애정과 향수, 시간의 흐름에 따라 포착한 대상의 변화, 그리고 새로운 표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김 화백의 의지와 열정과의 조우가 이뤄지는 자리다.

김형미 기자 kimdam7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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