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과 선민후사(先民後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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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논설실장

민위귀 사직차지 군위경(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


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이 그 다음이며 군주가 가장 가볍다.


<맹자(孟子)> ‘진심상’편에 나오는 유명한 문구로 ‘나라의 근본은 백성’이라는 ‘민본사상(民本思想)’에 뿌리를 두고 있다. 여기서 사직은 국가를 의미한다.


▲이 명구절 다음에 이어지는 말이다.


“그러므로 백성들의 마음을 얻으면 천자(天子·황제)가 되고, 천자의 마음을 얻으면 제후(諸侯)가 되고, 제후의 마음을 얻으면 대부(大夫)가 된다. 제후가 사직을 위태롭게 하면 제후를 바꿔 앉히고, 산 짐승과 곡식으로 제사를 지냈는데도 가뭄과 홍수가 이어진다면 사직을 바꿔 세운다”며 국가의 근간은 백성임을 거듭 강조했다. 


제후는 천자의 뜻대로, 고위 관료인 대부는 제후가 입맛대로 임명할 수 있지만 천자는 백성들의 마음을 얻어야만 하며, 제후가 나라를 위험에 빠트리면 제후를 바꾸면 되고, 극심한 가뭄과 큰 홍수로 백성들의 삶이 피폐해지면 나라도 바꿔 세울 수 있다는 뜻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난 26일 중앙당사에서 비대위원장 수락 연설을 하면서 “‘선민후사(先民後私)’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수락 연설문의 일부다. 


“정치인은 국민의 공복이지 국민 그 자체가 아닙니다. ‘국민의 대표이니 우리에게 잘해라’가 아니라 국민의 공복이니 우리가 누구에게든 더 잘해야 합니다. 무릎을 굽히고 낮은 자세로 국민만 바라봅시다. 정치인이나 진영의 이익보다 국민 먼저입니다. 선당후사(先黨後私)라는 말 많이 하지만, 저는 선당후사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선민후사’해야 합니다. 분명히 다짐합시다. ‘국민의힘’보다도 ‘국민’이 우선입니다.” 


한 비대위원장은 또 공천 조건으로 다양한 생각, 국민께 헌신, 국민 신뢰, 실력 등을 제시하며 특권의식이 없고, 공직을 방탄수단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하는 분들만 공천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동안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대표’임을 내세워 특권과 권위의식으로 국민 위에 군림하려 했고, 국회의원을 자신의 출세의 길로만 여겨 대통령이나 당대표의 눈치만 보는 작태를 보여 온 것이 사실이다. 


한 비대위원장의 선민후사 대국민 약속은 초지일관 지켜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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