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연대의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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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논설실장

한 달 전이다. 필자는 본란을 통해 ‘정치인과 항룡유회(亢龍有悔)’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다.


‘하늘 끝까지 올라가 내려올 줄 모르는 용은 후회할 때가 있다’는 항룡유회의 뜻을 빌어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출범한 후 매우 어수선한 국민의힘 분위기에 대해 한마디 했다.


▲당시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인요한 혁신위가 닻을 올린 후 당지도부와 친윤 핵심(윤핵관), 중진 의원들의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 등 희생을 요구했지만 당사자들은 반발하거나 침묵하던 때였다.


대표적 인물이 지난해 3·8전당대회 당시 ‘윤심(尹心)’을 내세운 김장연대로 집권당 대표에 오른 김기현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공신으로 평가받으며 거칠 것이 없었던 장제원 의원이다. 김장연대의 두 주역이다.


김 대표는 “국회의원으로서 가질 수 있는 영광을 다 이뤘다”고 했지만 정작 본인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고, 윤핵관의 핵심인 장 의원은 산악회원 4200명과 함께 세 과시를 하며 ‘서울에 안 가겠다’고 오히려 큰소리를 쳤다.


윤석열 정부 들어 권력의 정상에 올라섰기에 쉽사리 내려오기는 싫었을 것이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이들의 운명이 바뀌었다. 당 혁신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급기야 장 의원은 지난 12일 22대 총선 불출마를 전격적으로 선언했다.


장 의원은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역사의 뒤편에서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를 응원하겠다”며 백의종군의 뜻을 밝혔다.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김 대표의 거취를 압박하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김 대표는 지난 11일 오후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후 공식 활동을 중단한 채 거취를 고심하다가 13일 오후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김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오늘부로 국민의힘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며 대표직 사퇴의 뜻을 밝혔다. 당 대표직에 선출된 지 9개월 만이다.


▲장 의원의 총선 불출마와 김 대표의 당 대표직 사퇴가 얼마나 파급효과를 가져올 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국민의힘은 이들의 희생으로 혁신이 끝났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특히 여야 정치권은 해체되는 김장연대를 보며 ‘열흘 붉은 꽃은 없다’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의 의미도 되새겼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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