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닮은 오름...찾는이 없어 외롭지만 원시모습 찾아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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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괴오름(제주시 애월읍)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중산간 깊은 곳에 앉아 있는 괴오름.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중산간 깊은 곳에 앉아 있는 괴오름.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중산간 깊은 곳에 앉아 있는 괴오름.
괴오름은 북돌아진오름과 산자락이 맞닿아 있고, 인근에 폭낭오름이 있다. 이 세 오름이 마치 형제처럼 사이좋게 모여 있다.
오름의 모양새가 괴(고양이의 옛말)와 비슷하다고 하여 ‘괴오름’이라고 불리며, 이를 한자로 묘악(猫岳), 혹은 고미악(古尾岳)이라고 한다. 어떤 지도에는 이 오름을 ‘동물오름’으로 표기하고 있다.
표고 653m, 비고 103m에다 북쪽으로 굼부리가 터 진 말굽형오름이다. 어디를 봐서 고양이를 연상했는지 모르지만 선인들의 혜안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괴오름을 가기 위해서는 우선 새별오름 맞은편, 평화로 건너편 삼리공동목장 주변 등 적당한 곳에 주차한다.
주차 후 바로 눈앞에 보이는 북돌아진오름을 향해 목장을 가로질러 20분 정도 걸으면 오름 기슭. 
목장과 오름 사이 경계 철조망이 둘러져 있는며, 좌우를 유심히 살펴보면 안전하게 건널 수 있는 곳이 몇 곳 있다.
철조망 경계를 넘어서면 북돌아진오름으로 향하는 탐방로가 눈에 들어온다, 목재테크나 타이어매트, 친환경야자수매트 등이 설치된 탐방로가 아닌 먼저 다녀간 오르미들의 발자국 흔적이다.
기왕 이곳까지 왔으니, 북돌아진오름을 먼저 오른 후 괴오름으로 향하길 권장한다. 오름 정상부위에 뚝하고 튀어나온 커다란 바위를 ‘북(鼓)으로 비유, 오름 산체에 북이 매달렸다고 해서 북도라진오름(도라진=매달린의 제주어)이라는 재치있는 이름이 부여됐다.
북돌아진 정상에서 새별오름의 맞은편, 한라산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다보면 내리막길. 북돌아진과 괴오름의 접점이다. 
이 곳에서 괴오름 정상까지도 먼저 다녀간 이들의 흔적이 뚜렷해 어렵지 않게 정상에 닿을 수 있다.
접점부위와 산체 남쪽 비탈에는1960년대 녹화사업 당시 식재된 삼나무숲이 울창하다.
정상까지는 때죽나무와 붉가시나무 등 자연리미 울창하다. 
이리 저리 제멋대로 휘어진 나무들 사이로 몸을 움직이고, 키 작은 나뭇가지를 피해 머리를 숙이며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는 과정이 정식 탐방로를 걷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맛과 멋이 있다.
정상까지는 20분 안팎. 10년 전 쯤만해도 정상부에 20여명은 충분히 앉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나 지금은 세 명이 앉기에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온갖 잡목이 정상을 점령한 상태. 
나뭇가지 사이로 한라산 백록담을 볼 수 있는 조망만으로 만족. 
북돌아진오름처럼 특이한 산체도 아니고, 뛰어난 절경도 없어서 괴오름을 찾는 탐방객은 많지 않은 듯하다.
사람들의 관심과 발걸음이 멀어진다고 섭섭해 하지 않고 오히려 점점 더 원시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괴오름이다.

조문욱 기자

괴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한라산 백록담의 모습.
괴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한라산 백록담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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