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미래’가 다가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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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병 편집국 부국장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미래를 궁금해 한다. 연말연초가 다가오니 토정비결(土亭秘訣)이나 점(占), 운세(運世)라는 단어도 많이 들린다. 이 역시 미래를 알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얼마 전에 큰 인기를 끌었던 판타지 드라마가 있다. 과거로 돌아가 자신이 알고 있는 미래를 이용해 인생 2회차를 성공적으로 살아간다는 얘기다. 하지만 판타지는 판타지일 뿐이지 우리는 우리 자신의 미래를 알 수 없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우리 스스로 잘 알고 있고, 반드시 정해진 미래가 있다. 불의의 사고나 불상사를 만나지 않는다면 우리는 반드시 늙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미래를 알고 싶은 이유는 힘들어질 수 있는 상황을 미리 대비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모두가 알고 있고, 반드시 다가오는 미래인 늙음을 잘 대비하고 있을까. 늙는다는 것은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사회 전체의 문제다.


얼마 전 열린 고령화포럼에서 발표된 내용을 보면 올해 4월 기준 제주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12만264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17.8%를 차지했고, 2027년에는 노인이 전체 인구의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14%를 넘으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된다. 제주도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노인인구 비율은 2025년 18.5%에서 2030년 22.5%, 2035년 26.9%로 매년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역별로 보면 제주시는 2025년 17.2%에서 2030년 22.5%, 2035년 25.5%로 예측됐고, 서귀포시는 2025년 21.9%로 이미 초고령사회를 넘어서고, 2030년 25%, 2035년에는 30.5%에 이르게 된다.


올해 4월 기준으로 노인인구 비중이 이미 20%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읍면동은 제주시 추자면, 일도1동, 한경면, 구좌읍, 우도면, 건입동, 용담1동, 한림읍, 용담2동, 삼도1동, 삼도2동, 서귀포시 중앙동, 송산동, 성산읍, 남원읍, 영천동, 정방동, 효돈동, 천지동, 예래동, 표선면, 안덕면, 대정읍 등 20곳이 넘는다. 


도내 43개 읍면동 중에서 절반 이상은 이미 초고령사회다. 저출산이 심화되고 청년들이 떠나면서 제주의 초고령화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초고령사회에서는 노인들의 경제, 보건·의료, 고용, 주거, 여가, 사회(가출·방임·학대·자살 등) 등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나타날 수 있어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우리는 초고령사회를 문제적인 시각에서 많이 접근한다. 하지만 시선을 바꾸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초고령사회는 우리 인류가 처음 맞는 사회다. 처음 맞는 사회를 문제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기회로 삼는 새로운 발상의 전환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초고령사회에서는 다양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새로운 노인세대가 등장하고, 장수경제와 고령친화산업이 부각된다. 초고령사회에서 나타나는 사회적 문제에 대비하면서 늙음을 방치하지 말고 밖으로 드러내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 


제주도정에서 청년이라는 단어는 수없이 많이 듣는데 노인 관련 얘기는 상대적으로 적다. 청년정책이 중요한 만큼 노인정책도 중요하다. 이제 시간이 많지 않다. 앞으로 10년 내에 제주 전체인구 4명 중 한 명은 65세 이상 노인이다. 정해진 미래, 알고 있는 미래를 제대로 대비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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