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구성원들로부터 폭력에 시달리는 노인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제주지역 만 65세 이상 106명을 대상으로 지난 1년간 가족 구성원에 의한 폭력피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정서폭력 피해경험이 13.2%로 가장 많았고, 신체폭력 피해 2.1%, 경제폭력 피해 1.2%, 방임 0.6% 순으로 나타났다.
전국적 상황은 정서폭력 피해경험이 3.5%로 가장 높았고, 신체폭력 0.2%, 경제폭력 0.2%, 방임 0.3%로, 제주지역은 전국과 비교해 정서 폭력피해의 경우 4배, 신체폭력은 10배, 경제폭력은 5배, 방임은 2배로 노인폭력 피해 경험이 모든 유형에서 높게 나타났다.
특히 폭력피해를 경험한 경우, 주위에 도움을 요청한 적이 없다는 응답이 96%로 나타나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이유로는 ‘가족이라서’가 62.5%로 가장 많았고, ‘창피하고 자존심 상해서’ 16.7%, ‘그 순간만 넘기면 돼서’ 12.5%, ‘대응하면 폭력이 심해지므로’와 ‘어디에 도움을 청할 수 있는지 몰라서’가 각각 4.2%로 나타났다.
연구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공받은 가정폭력 현황 분석 결과 제주지역의 검거 건수는 2020년 822건, 2021년 995건, 지난해 1251건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사례까지 합하면 도내 가정폭력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정폭력은 단순히 집안이나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 심각한 범죄 행위다.
가족 구성원들로부터 생명이나 신체를 위협당하는 폭력에 대해 더 이상 관대해서는 안 된다.
여기에 가정폭력 피해 당사자가 먼저 나서는 것이 또 다른 문제를 예방하는 길이다. 혼자 해결하기 어렵거나, 신고하기가 꺼려지면 상담을 통해서라도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