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뱉은 말은 주워 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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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논설실장

구화지문(口禍之門),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라는 뜻이다.

‘전당서(全唐書)’ 설시편에 실려 있는 ‘풍도’의 글 ‘입은 재앙의 문이요(口是禍之門·구시화지문), 혀는 몸을 자르는 칼이다(舌是斬身刀·설시참신도)’에서 나온 사자성어다.

말을 함부로 하면 화를 당하기 십상이니 말조심하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속담에는 ‘화는 입으로부터 나오고, 병은 입으로부터 들어간다’, ‘혀 아래 도끼 들었다’는 말들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강욱 전 의원이 지난 19일 광주과학기술원에서 열린 같은 당 민형배 의원 출판기념회 ‘북콘서트’에서 ‘암컷’이라는 말을 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최 전 의원은 이날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생중계된 북콘서트에서 “동물농장에도 보면 그렇게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거는 잘 없습니다. 그런데 그거를 능가하는 데서 공화국이라는 거를…, 제가 이건 암컷을 비하하는 말씀은 아니고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입니다”라고 했다. 

이 발언은 사회자가 “동물농장 책을 보면 지금의 정치와 거의 비슷해요”라며 “검찰공화국 정확하게 어떻게 싸워야 되는가?”라는 질문에 최 전 의원이 답할 때 이뤄졌다. 

물론 ‘설치는 암컷’은 김건희 여사를 빗댄 것임을 알 수 있다.

▲암컷 발언으로 최 전 의원은 정치권은 물론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그 이유는 비판의 도를 넘어 여성을 동물처럼 비하했기 때문이다.

암컷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암수의 구별이 있는 동물에서 새끼를 배는 쪽’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덧붙여 일반적으로 인간 이외의 동물을 가리킬 때 쓴다고 정리돼 있다.

‘나무위키’는 인간이 아닌 생물에게는 그냥 써도 되지만 사람에게 쓰면 당연히 비하나 멸칭(경멸하여 일컬음)이 되므로 장난으로라도 부르지 않는 게 좋다고 기술하고 있다. ‘위키백과’도 주로 인간 이외의 동물을 가리킬 때에 사용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어느 여성에게든 암컷이라고 하면 경멸·비하 그 자체다.

▲최 전 의원이 윤석열 정부나 김 여사를 비판하는 것은 자유지만 암컷 발언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오죽해야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진짜 인간이 되기는 틀렸다”고 비난했을까.

민주당은 여론이 심상치 않자 22일 최 전 의원에게 당원자격 6개월 정지 징계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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