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부모의 역할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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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미, 제주대학교 교수 실버케어복지학과/ 논설위원

우리는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여러 가지 역할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아내, 부모, 자식, 형제자매, 친구, 직장동료, 지역주민, 및 국민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역할과 자신의 동일시 즉, 가면을 자신이라고 여기면서 살고 있다. 역할과 ‘나’는 같은 것일까. 내가 하고 있는 역할이 바로 나 자신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버지로서의 역할이 나의 전부일까. 아버지의 역할은 나를 이루는 많은 부분들 중 하나일 뿐이다. 나의 몸, 나의 마음, 나의 생각, 나의 직업, 나의 일 등 모두 앞에 ‘나의’가 붙는다. 그것은 ‘나’가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따로 있고 나의 몸이 있으며, 본래의 나가 따로 있고 마음이 따로 존재한다. 

나의 생각이 나, 그 자체는 아니며 나의 직업이나 일 역시 ‘나’는 아니다. 그 모든 것들이 ‘나’라는 존재를 바탕에 두고 이차적으로 존재하는 것들이다. 

그런데 나의 역할이 잘못되었을 때 우리는 ‘나’라는 존재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고 있는 수많은 역할 중 하나가 바람직스럽지 못한 결과가 나왔을 뿐인데 그것을 확대했을 때 ‘나’라는 존재 자체가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받아들인다. 

신권 100만원짜리 수표가 있다. 구겨졌거나, 너덜너덜 해져 있어도 100만원짜리 가치는 변함이 없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역할들을 제대로 하지 못해 자신이 값어치가 없는, 구겨지고 더러워진 수표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본래 가치는 전혀 변함이 없다. 처음 태어날 때부터 우리는 모두 100점 만점짜리다. 50점, 30점, 0점짜리 인간은 없다. 모두 완전하게 태어났다. 살아오는 과정에서 잘못된 습관이나 사회적 요구, 바람직스럽지 못한 틀, 관점, 패러다임 등으로 인해 역할 수행에 있어 실수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역할 점수가 낮아질 수는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근본적으로 100점짜리로 태어났기 때문에 제대로 된 방법을 통해 노력하면 그 역할 점수도 100점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만일 나 자신이 40점짜리 인간이라고 하자. 그럼 40점으로 태어난 내가 최선을 다하고 애를 써도 40점짜리 역할밖에는 할 수가 없다. 

본래의 나와 삶 속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는 가면을 구분하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 역할은 얼마든지 잘못할 수 있다. 그러나 본래의 나는 변함이 없다. 

“인생은 실패했을 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포기했을 때 끝나는 것이다. 유일한 실패란 실패한 경험에서 배우지 않는 것이다.’는 말이 있다. 

잘못된 역할을 거울삼아 바람직한 역할을 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삶의 목적 즉, 행복한 삶에 다다를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완전하게 태어났기 때문에 그 힘은 우리 안에 존재한다. 부모로서 자식들에게 물려줄 것은 100점 만점의 부모역할보다 100점으로 나 자신을 사랑하는 부모의 삶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행복하게 자신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모델링해주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자식들도 자기 자신을 100점으로 인정하면서 행복한 삶을 살아 갈 수 있는 기초가 다져질 것이다. 이것이 100점 만점의 부모의 역할이다. 행복한 부모의 역할을 위해 실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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