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박4일 기준 여행 1인당 지출 비용, 해외가 제주 2배
제주가 고비용 여행지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각인되면서 많은 여행객들이 제주보단 해외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해외 여행 비용은 제주 여행비보다 두 배 가량 비싼 것으로 분석됐다.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1인당 국내·해외 여행지별 평균 지출 금액을 산출하고 2017년 이후 7년간의 추이를 비교한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2015년부터 ‘주례 여행행태 및 계획조사’(매주 500명)를 통해 국내·해외 여행 경험자에게 ‘여행을 위해 지출한 총비용이 얼마인지’ 묻고 있다.
올해(1~10월) 3박4일 기준 여행자 1인당 지출 금액은 제주가 52만8000원, 해외 115만7000원이었다. 해외 여행 때 제주 여행의 2.2배를 쓴 셈이다.
국내 여행지 전체의 평균은 33만9000원으로, 이에 비해 제주도는 1.6배, 해외여행은 3.4배 비쌌다.
지난 7년간의 평균 비용은 국내·해외 모두 공통적 패턴을 그렸다. 2020년까지 4년간 거의 변화가 없다가 2021년 상승, 2022년 정점, 2023년 하락 패턴을 그렸다.
그런데 코로나19로 해외 여행길이 끊긴 2022년의 경우 전년 대비 국내·해외 여행지 가격 상승률은 3%인 반면 제주는 4배가 넘는 14%를 기록했다.
최근 경기 침체에 따라 올해(1~10월)는 전 지역 모두 전년보다 여행 비용이 줄었다. 물가 상승 압박이 컸음에도 국내, 해외 모두 여행자 지출이 9~10% 감소하며 2021년보다 낮은 비용으로 돌아갔다.
이는 소비자가 지갑을 닫고 초긴축 여행으로 돌아섰음을 여행업계가 체감하고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한 결과다.
그러나 제주도는 나홀로 2021년 비용 수준을 밑돌지 못했다. 이에 따라 여행객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올 들어 11월 15일까지 제주 방문 관광객 수는 1184만여명으로 지난해보다 3.9% 줄었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소비자는 해외 여행이 제주도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돈이면 해외 가겠다’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는 ‘제주도가 반값이더라도 가지 않겠다’는 심리의 표현”이라며 “올해에도 제주 여행 비용은 비싼 수준을 유지하면서 소비자의 집중 포화와 여행업계의 집중 견제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진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