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회 제주시조백일장, 장원 2명 포함 37명 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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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조시인협회·제주일보 주최, 제주도교육청·제주도개발공사 후원

한윤정 어도초 교사 지도교사상, 25일 제주문학관서 시상식

제주시조시인협회(회장 김정숙)와 제주일보(회장 오영수)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과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후원한 제32회 제주시조백일장 심사결과 중고등부, 초등부에서 장원이 나왔다. 일반부에서는 장원을 내지 못했다.

중고등부 장원은 장세림 학생(한림여중 1)의 ‘열정’이, 초등부는 문서빈 학생(어도초 6)의 ‘거북목 콩나물’이 선정됐다.

올해 제주시조백일장은 일반부 85편, 중고등부 89편, 초등부 184편 등 총 358편의 작품이 출품된 가운데 장원 2명을 포함해 총 37명(일반 3명, 중고등 12명, 초등 22명)이 입상했다. 지도교사상은 한윤정 교사(어도초)에게 돌아갔다.

강애심 심사위원장은 “일반부에서 응모가 많아 기대를 많이 했지만, 아쉽게도 장원을 내지 못했다”며 “시조의 기본 정신인 정형을 지키고 솔직 담백한 언어와 삶의 진정성 등 젊고 신선한 소재를 찾아내려는 작품들을 눈여겨봤다”고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시조는 우리 고유의 정형 양식에 담긴 언어로 율격에 맞춘 접근이 조금 낯설고 어렵게 여겨질 수 있다”며 “제주시조백일장이라는 첫 발걸음에 힘입어 우리나라 시조문학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32회 제주시조백일장 시상식은 25일 오후 2시 제주문학관 4층 대강당에서 열린다.

 

■ 부문별 장원 작품

▲ 중고등부 장원

열정

장세림(한림여중 1)

무엇이든 열심인 나는 마치 네모 같아서

쓰고 쓰고 또 쓰니 어느새 무뎌지고

네모는 네모를 까먹고 알 수 없게 되었지

언제나 최선을 다한 나는 마치 불같아서

태우고 또 태우니 어느새 꺼져버리고

깜깜한 어둠 속에서 나는 잠시 눈을 감았지

무뎌지고 꺼져버린 내 마음의 불씨들

희망이란 나무 하나 조그맣게 심어놓고

날마다 물을 준다면 푸른 꽃이 피어날까

 

▲ 초등부 장원

거북목 콩나물

문서빈(어도초 6)

콩나물이 옹기종기

머리를 내밀었다

모두가 목을 꺾어

거북목이 되었다

검은 천 꼭꼭 눌린 곳

감옥에 살았나 봐

 

■ 부문별 장원 당선 소감

▲ 중고등부 장원

내 마음의 불씨, 열정

장세림(한림여중 1)

우와! 엄청 기쁜 일입니다. 제가 장원을 했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너무 놀라서 온종일 멍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직 시도 시조도 잘 모르는데 장원을 했다니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앞으로 더 ‘열정’을 가지고 무엇이든 해보라는 격려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중학교에 입학해서 선택한 동아리는 ‘시시한걸스‘입니다. 시를 읽고 쓰는 동아리죠. 비 오는 날에는 비에 대해서 시를 쓰고, 지난 동아리 시간에는 학교 잔디밭에 깔개를 깔고 앉아 시를 썼습니다. 한쪽에서는 시 낭송을 위해 시를 열심히 외우고 있었고, 우리들은 시를 썼습니다. 처음에 선생님은 노랫말처럼 시를 써보자고 했습니다. 다른 제목으로 시를 쓰다가 문득 요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무엇이든 열심히 하던 나의 마음이 마치 네모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쓰고 쓰고 또 쓰니 어느새 무뎌져 버린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나도 모르게 무뎌지고 꺼져버리는 열정을 다시 살려 생활을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게 큰 상을 주신 심사위원분들과 지도해 주신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 초등부 장원

남과 다르게 쓴다

문서빈(어도초 6)

제가 장원에 뽑혔다니 믿기지 않고 정말 기뻐요.

4학년 때부터 동시조 공부를 하며 “좋은 동시조는 남과 다르게 쓰는 것”이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많이 들었어요.

‘콩나물’에 대해 다른 것이 뭐가 있나 고민을 하다가 요즘 컴퓨터 한다고 고개를 숙이면서 되어버린 거북목이 떠올랐어요. 이렇게 쓴 작품이 장원이라니 꿈만 같아요.

모두 다 담임선생님과 시조를 깨우쳐 주신 시조 선생님 덕분이에요.

앞으로도 시조를 열심히 공부하며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할래요. 고맙습니다.

 

 

■ 심사평

솔직 담백한 언어와 삶의 진정성 등 젊고 신선한 소재 눈길

강애심 심사위원장

3장 6구 12음보 45자 내외.

시조는 우리 고유의 정형 양식에 담긴 언어로 율격에 맞춘 접근이 조금 낯설고 어렵게 여겨질 수 있다. 정형을 지킴과 동시에 문학적 가치를 추구하는 시조 창작의 길은 예술적 의미에 다양한 감각적 경험과 기억들을 기초로 언어 예술을 통한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는 모험이다.

올해로 서른두 번째를 맞이한 제주시조백일장에 초등부 200여편, 중고등부와 일반부 200여편이 응모했다. 예전에 보냈던 원고를 수정 없이 다시 보내온 작품과 표절이 의심되는 작품을 제외하고 시조의 기본 정신인 정형을 지키고 솔직 담백한 언어와 삶의 진정성 등 젊고 신선한 소재를 찾아내려는 작품들을 눈여겨봤다.

일반부에서 응모가 많아 기대를 많이 했지만 아쉽게도 장원을 내지 못했다. ‘한 생이 꽃잎 같아서’와 ‘버팀목’ 두 작품 중에 신광숙씨의 ‘한 생이 꽃잎 같아서’를 차상으로 선정했다. 그대와 나 함께한 긴 세월에는 눈물과 아픔과 생채기만 있었겠는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내면에 꽁꽁 숨겨 놓고 쏟아내지 못한 아쉬움에 심사위원들 마음이 머물게 되어 차상으로 선정했고, 송혜정씨의 ‘버팀목’을 차하로 선정했다. 어미새는 성장한 아이들을 떠나보내고 밥때도 잊은 채 하늘에 시선이 머물러 있다. 버팀목이 되어 둥지를 지키는 그리움은 숙명처럼 이 땅의 어머니들 몫이다. 자신만의 체험을 바탕으로 독특한 목소리와 상상력을 펼쳐 보이려는 울림의 깊이와 넓이는 조금 아쉬웠다. 김용진씨의 ‘귀섬 제주’는 도시에서 살다가 제주로 이사 와서 들여다본 제주 자연을 그대로 노래하듯 쉽게 접근하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시적 표현에는 아쉬움으로 남아 차하로 선정하게 됐다.

중고등부는 한림여중 장세림 학생의 ‘열정’에서 무뎌지고 꺼져버린 마음에 희망이란 씨앗을 심어 푸른 꽃을 피워내고자 하는 열정이 드러나 보여서 장원으로 선정했다. 차상으로는 중앙여고 한연정 학생의 ‘폐지가 된 할머니’와 한림여중 강지효 학생의 ‘비와 풀’이 선정됐다. 누구에겐 선물이 되고 할머니에겐 에너지가 되는 과일상자 폐지가 쌓이고 쌓여서 할머니는 보이지 않고 폐지만 보이는 할머니 손수레는 할머니의 삶을 연상시킨다. ‘비와 풀’은 ‘ᄂᆞᆯ싹ᄒᆞ다’라는 제주어로 비와 풀을 연관시킨 작품이다. 차하에는 남주중 성지호 학생의 ‘농구공’, 오름중 강승운 학생의 ‘얼마일까’, 애월중 고예분 학생의 ‘민들레 등불’이 선정됐고, 조천중 변서연 학생의 ‘상담 선생님’ 외 5편을 장려상으로 선정했다.

초등부는 옹기종기 모여 머리를 내밀고 있는 콩나물을 평범하지 않은 시선으로 볼 줄 아는 어도초 문서빈 학생의 ‘거북목 콩나물’을 장원으로 선정했다. 차상으로는 예래초 임서희 학생의 ‘멀리 가는 정방폭포’, 물메초 주혜리 학생의 ‘노을’, 광양초 임리수 학생의 ‘선풍기’, 세화초 최재윤 학생의 ‘쉬는 의자’가 선정됐다. 차하로는 어도초 김준우 학생의 ‘텅 빈 집’ 외 5편을, 장려상으로는 북촌초 변수연 학생의 ‘보석 십자수’ 외 10편을 선정했다.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제주시조백일장이란 첫 발걸음에 힘입어 우리나라 시조문학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입상자 명단

▲일반부

△장원 수상작 없음 △차상 신광숙(제주시 한림읍) △차하 송혜정(제주시 봉개동), 김용진(제주시 조천읍)

▲중고등부

△장원 장세림(한림여중 1) △차상 한연정(중앙여고 1), 강지효(한림여중 1) △차하 성지호(남주중 1), 강승운(오름중 1), 고예분(애월중 1) △장려상 변서연(조천중 1), 고은정(신성여중 2), 김가은(한림여중 1), 이시은(한림여중 1), 전준현(제주제일중 1), 임인산(남주중 1)

▲초등부

△장원 문서빈(어도초 6) △차상 임서희(예래초 6), 주혜리(물메초 5), 임리수(광양초 3), 최재윤(세화초 3) △차하 김준우(어도초 6), 임연지(아라초 6), 현시온(예래초 4), 강시호(물메초 3), 양보경(세화초 3), 이하루(세화초 3) △장려상 변수연(북촌초 4), 강시운(안덕초 5), 현교준(안덕초 5), 박서은(광양초 4), 김선우(아라초 6), 박수지(물메초 3), 이미연(덕수초 5), 김예찬(신례초 6) 유은비(세화초 4), 김동협(신례초 6), 한지아(세화초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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