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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절기(節氣)는 태양년을 태양의 황경에 따라 24등분한 기후의 표준점이다. 


즉 절기는 ‘한 해를 스물넷으로 나눈, 계절의 표준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황경은 태양이 춘분(春分)에 지나는 점을 기점으로 황도(黃道ㆍ태양이 지나는 길)에 따라 움직인 각도를 말한다. 동쪽(반시계방향)에서 15도 간격으로 24개의 점을 정했을 때 태양이 각 점을 지나는 시기가 바로 절기다.


그런 점에서 24절기는 1년을 15일, 절 단위로 구분한 달력이라 할 수 있다. 거기엔 인간의 생존과 활동을 위한 조건이 되는 시간, 날짜, 온도, 습도 등의 정보가 모두 담겨져 있다.


▲어느덧 오늘(8일)은 겨울의 문턱, 입동(立冬)이다. 24절기 중 열아홉 번째로 태양의 황경이 225도가 되는 때이다. 이날부터 저녁 해가 금방 지고 아침은 더디게 온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하다 못해 차갑기까지 하다.


입동은 천지만물이 양에서 음으로 변하는 시기이다. 따라서 물도 얼고 땅도 얼기 시작하고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장차 닥칠 겨울을 준비해야 한다. 짐승들은 배를 채워 기름기를 비축하고 식물들은 잎사귀를 떨궈 영양분의 소모를 최소화한다. 오묘한 자연의 이치다.


▲‘얼어붙은 붓 갓 지은 시 써내려 감이 더디고(凍筆新詩懶寫, 동필신시라사)/ 찬 화롯불 좋은 술에 시절이 따사롭다(寒爐美酒時溫, 한로미주시온)/ 술 취한 눈으로 내다보니 하늘은 검고 달빛 밝아(醉看墨花月白, 취간묵화월백)/ 마치 흰 눈 내린 듯 마을 앞 가득하다(恍疑雪滿前村, 황의설만전촌)’.


중국 당나라의 시선(詩仙) 이태백(李太白) 지은 ‘입동’이란 시이다. 초겨울의 기운이 감도는 입동의 정취를 노래했다. 계절의 변화는 어김이 없다. 가을이 있는 듯 없는 듯 금방 날씨가 추워졌다.


▲옛 조상들은 ‘입동보기’라고 해서 입동 즈음에 날씨점을 치는 풍속이 있었다. 입동날 추우면 그 해 겨울이 춥다는 속설이 대표적이다. 제주에선 입동날 날씨가 따뜻하지 않으면 겨울 바람이 심하게 분다고 믿는다.


한데 올해 입동은 대체로 구름이 많고 쌀쌀하겠다.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3도~영상 9도, 낮 최고기온 13~19도로 예전보다 2~5도가량 더 낮겠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춥겠다. 그렇다면 과연 올겨울 날씨는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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