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水)의 반란
물(水)의 반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장원국 제주테크노파크 용암해수센터장/논설위원

물은 체조직과 체액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으로 혈액의 약 90%, 근육은 약 70%, 심지어 뼈의 약 25%를 차지한다고 한다. 기능적으로는 영양소를 각 조직에 운반하고 노폐물을 세포로부터 걸러내 배설하는 역할을 하며,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 등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임이 틀림없다.

지인이 SNS에 올린 특이한 글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대한민국 사망원인 1위는 암이다. 위, 간, 폐, 췌장, 대장, 뇌는 물론이고 눈, 혀, 심지어 코에도 암이 있는데, 심장에는 암이 없다는 것이다. 포털에 검색해보니 역시 심장암은 대단히 드문 경우라고 한다. 심장은 산소가 풍부해서, 매번 뛰니까 에너지가 충만해서, 태어날 때부터 규칙적인 운동을 해서일까. 사람이 70세 기준으로 하면 심장은 약 26억만번 뛴다고 하니, 정말 쉬지 않고 운동을 한다고 볼 수 있겠다. 물이 풍부해서라는 가설도 있다. 심장은 7ℓ의 혈액을 돌리는데, 그중 93%가 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암 환자들의 공통점이 물을 잘 마시지 않는 것이라는 보고도 있는데, 이분들은 평소 커피, 술, 콜라는 마셔도 물은 잘 안 마시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머리 감는 데에 매일 3~4ℓ의 물을 쓰면서, 지구 두 바퀴 반이나 되는 길이의 혈관을 씻어내는데 고작 1ℓ만 섭취하고 있다면, 건강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4가지 인자가 있는데, 1위 물(75%), 2위 음식(10%), 3위 공기(10%), 4위 스트레스 (5%)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물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건강지킴이의 척도라는 것이다. 이쯤 되면, 물의 중요성에 더해서는 이제는 언급할 필요는 없겠다. 그럼에도 우리는 물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태도에 있어 심각한 오류를 범하는 예가 많다. 무분별한 물의 사용, 관리체계의 부재, 수문학 등 물에 관한 연구 부족, 등등 물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없는 것은 아닐까 되뇌어 본다. 물을 얼마나 우습게 바라보면, ‘물 쓰듯’이라는 표현을 하게 되는 것일까. 

제주는 수자원이 풍부하고 우수하다. ‘삼다수’로 대표되는 제주의 지하수는 국내에서도 독보적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우수성을 인정받는 제주의 소중한 자원이다. 더불어 제주에는 ‘용암해수’라는 보물도 있다. 이도 천연암반에 머금고 있어, 청정성, 안전성, 안정성에 있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마시는 물로서의 활용 외에도 소금, 미네랄 등 접목영역 또한 무한한 잠재력을 보유한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제주가 물에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 할 대목이다.

예로부터 치산치수(治山治水)는 부국강병의 기초였고, 통치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일컬어졌다. 최근 기후변화에 대한 대비책으로도 이에 대한 강조는 지나침이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물을 바라보는 관점에서부터 많은 문제점이 있지는 않은가 싶다. 물에 대한 다른 관점에서의 접근과 다른 시도들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물부족, 가뭄, 물난리 등 물로 인한 거대한 재앙에 맞닥뜨릴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물에 대한 중요성 인식, 물에 관한 기초연구 투자, 물 관련 전문가 양성 등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제주의 수자원이 아무리 우수하고 풍부하다고 하나, 이에 대한 기초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천혜의 자원으로 자리매김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언젠가는 사람들의 주목 속에서 사라질 염려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제주이기에 물을 더욱 심도 있고 체계적으로 다루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