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고 읽기에 몰두하는 일은 내 삶의 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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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호 혜향문학회장 여섯 번째 시조집 ‘농막일기’ 펴내

‘한라산 정기 내린 금월길 69번지/두 칸의 연담별서 돌벽의 창고 하나/귤나무, 감나무 비파나무가 파수병으로 서 있다...눈보라 몰아쳐도 농심(農心)은 살아 있어/해와 달 별빛 실은 느린 배를 타고/이어도, 이어도사나 노 젓는 그대여’(‘농막일지’ 중)

오영호 혜향문학회장이 최근 여섯 번째 시조집 ‘농막일기’를 펴냈다.

시조집은 1부 귤을 따며, 2부 길상사를 거닐다, 3부, 풍속도, 4부 간수를 빼다, 5부 물외 된장 냉국으로 꾸려졌다.

오 회장은 시인의 말에서 “시를 쓰고 읽기에 몰두하는 일은 내 삶의 동력”이라며 “모든 생명체의 근원 땅과 물, 햇빛, 바람(地水火風)을 화두로 농막을 오가며, 그동안 발표했던 작품을 묶었다”고 밝혔다.

“귤나무, 감나무, 비파나무가 오늘따라 더욱 싱그럽다”는 오 회장의 말에서 자연과의 교감이 묻어난다. 특이한 것은 작품 속에서 자연을 아름답고 즐기는 것을 넘어 하나의 인격체로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재영 시인 역시 “자연주의자 오영호의 시학은 물질이 아니라 정신”이라며 “노장(老長)으로서 그는 지적하고, 비판하고, 충고한다”고 전했다.

시의 행간에서 보이는 부조리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은 맹목적으로 섭리를 찬양하고 관념화하던 기존의 전원문학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언제부턴가 개발이란 깃발 꽂고/산야든 목장이든 포크레인 머문 곳마다/흥건한 검붉은 피가 스며들기 시작했다’고 말하는 ‘절물’ 작품뿐만 아니라, ‘90인데도 날마다 ‘제2공항 결사반대’ 머리띠 두르고, 대대로 물려받은 황무지를 평생 손과 발이 다 닳도록 가꾼 귤밭으르 절대 내놓을 수 없다며 죽는 날까지 싸우겠다고 지팡이 들고 앞장선다’는 ‘아들에게 보낸 편지’ 등에서는 ‘깨어 있음’의 문제제기가 보인다.

오 회장은 1986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풀잎만한 이유’, ‘화산도 오름에 오르다’, ‘귤나무와 막걸리’, ‘올레길 연가’, ‘연동리 사설’과 현대시조 100인선 ‘등신아 까불지 마라’ 등을 펴냈다. 한국시조비평문학상과 제주도문화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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