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복통, '난소낭종 파열'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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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동성 제주한국병원 산부인과 과장

30대 여성 A씨는 퇴근 후 집에서 운동을 하던 중 아랫배에 극심한 복통을 느껴 응급실로 내원했다. 아랫배가 아프고 허리를 펴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서, 충수염(맹장염)일 것 같아 병원에 왔다고 했다. 하지만 X-ray와 CT 검사 결과, 난소낭종이 파열돼 복강 내에 혈액이 흘러 있는 상태였다. 다행히 A씨는 출혈이 자연스럽게 멎었고, 입원치료를 통해 안정을 취하자 흘러나온 혈액이 무사히 흡수돼 수술은 하지 않을 수 있었다.

A씨처럼 갑자기 복통이 심하면 장염이나 충수염 같은 소화기의 이상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최근 비교적 젊은 나이의 여성들에게서도 부인과 질환이 흔하게 나타나는 만큼, 난소낭종 파열과 같은 응급 상황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난소낭종은 난소에 생기는 종양 중 하나로, 배란기에 난포가 난자를 배란시키지 못해 계속 크기가 커지면서 얇은 막 안에 체액이 들어찬 형태로 생기는 황체성 낭종이 흔하다. 난소낭종의 크기가 커지면 생리불순이나 배뇨장애, 배변장애, 복부팽만, 복부 불편감, 오심, 구역, 소화장애, 두통 등의 증상을 동반하기도 하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며 대개는 자연히 사라진다.

드물게 난소낭종이 커지면서 난소를 원래의 위치에서 움직이게 만들어 난소의 인대 지지대가 꼬이는 염전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 경우 메스꺼움과 구토를 동반한 골반과 아랫배의 심한 통증이 생긴다. 염전이 발생하면 난소로 가는 혈류의 흐름이 차단돼 난소 조직에 손상이나 괴사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지체하지 않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또한 난소낭종이 갑작스러운 외부의 충격 등으로 인해 파열되는 경우에도 극심한 복통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응급상황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주기적인 부인과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난소의 이상 여부는 인체에 무해하며 통증도 발생하지 않는 초음파 검사를 통해 확인하며, 검사 결과 3cm 이상의 낭종이 있다면 주기적으로 추적 관찰을 하게 된다. 3개월 정도 관찰해도 5cm 이상의 크기를 보이거나, 크기가 커지면 수술을 해야 할 수 있다. 또한 검사 결과 자연히 없어지지 않는 종류로 판단되거나, 추적검사에서 크기가 급격히 커진 경우, 또 악성일 가능성이 높은 경우, 난임이 우려되는 경우 등에도 수술을 하게 된다.

수술이 필요한 난소낭종을 오래 방치하면 난소의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고, 크기가 너무 큰 낭종은 낭종만 제거하지 못하고 난소나 난관까지 함께 절제해야 할 수도 있다. 난소는 난자의 성숙과 배란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여성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으로 가임력과 여성 건강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가능한 난소의 보존과 가임력 유지를 최우선 고려해 수술을 진행하지만, 발견 및 수술의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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