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반 직장인의 상담 사례를 소개한다. 회사의 팀장, 가족의 가장으로서 수많은 정보와 현상을 접하면서 항상 고민됐던 부분은 언론 기사를 보면 어떤 것이 진실이고, 어떤 것이 문제의 원인인지 분노를 느낄 때가 있다고 한다. 나랏돈, 회사 돈, 고객 돈 가리지 않고 빼먹는 기사를 보면서 돈에 환장하는 사회라고 혀끝을 찼다. 사실 이 팀장은 주식 투자의 막대한 손실로 밤잠을 자지 못하는 고민에 빠졌으며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한 지혜를 물어보았다.
대한민국은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다. 국민소득, 교육수준, 첨단 기술과 한류 등은 웬만한 선진국 부럽지 않은 국가적 포트폴리오다.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과연 이 나라가 하드웨어에 걸맞은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는지에 자괴감이 든다. 껍데기는 그럴듯한데 안으로는 곪아 터지고 있다. 과거 IMF 외환위기 시절을 보면 대기업들이 무너지고, 안전하다고 믿었던 은행들이 갑작스레 위기에 몰렸다. 위기는 기회가 아닌 살아남아야 할 기간일 뿐이다. 이번 위기와 침체는 꽤 오래갈 것이다. 다만 우리가 위기의 기간에서 살아남기 위해 알고 있어야 할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위기의 특성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시간을 버는 것이 한계에 달하면 금융권을 시작으로 경제 위기가 고개를 든다. 위기의 조짐들은 이후 경제·산업·사회 곳곳에서 균열을 일으킨다. 그러다 특정 시점에 이르면 금융권에서 위기론이 불거지며 심각한 목소리가 새어 나올 것이다. 전반적인 경제체제를 지탱하고 있던 금융시장에 전달된 충격으로 인해 자산 시장이 붕괴하고 실망한 투자자들은 시장을 떠난다.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이어지는 충격에 기업과 가계 역시도 붕괴를 피해 갈 수 없다. 필자는 이 격변기를 3년으로 예상한다. 이 기간에 반드시 살아남아야 하고 살아남기 위한 생존 지혜를 소개해 본다.
지옥 같은 경제 위기에서 살아남는 지혜로 세계는 팬데믹 기간에 효율보다 안정이 중요해지면서 기존의 글로벌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인근 지역 중심의 공급망 비중을 빠르게 늘려갔다. 세계의 정치·경제·사회 환경이 지금까지 겪어온 것과는 판이하게 달라지고 있는 만큼 우리는 과거 세계화 시대의 경험과 지식으로 현재를 해석해서는 안 되며 또한 현재 상황에 대해 자만해서도 안 된다. 이제 인식해야 할 때다. 과거에 겪어본 경제 위기로 봤을 때 큰 변화가 생기면 구조조정이 있었다. 위기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자들을 구조조정해서 낙오되게 만들었다. 이제는 낙오되지 않게 변화에 적응해야 할 시기다.
앞으로 다가올 지옥의 3년 동안 반드시 지켜야 할 것과 포기해야 할 것이 있다. 지켜야 할 것은 무엇보다 ‘안정적인 고정 수입을 만들어두는 것’이다. 지속적인 현금흐름이 확보되었을 때 위기를 버텨낼 수 있는 힘과 변화에 대처할 능력도 같이 생긴다. 또한 자녀들도 경제 위기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을 알아야 한다. 경제 위기가 그동안 쌓아왔던 부를 어떻게 파괴하며, 그 기간 동안 자신의 부를 지키기 위해서 어떤 노력과 절제가 필요한지 교육할 필요가 있다. 자녀에게 경제 위기를 알려준다는 것의 본질은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다. 그동안 열정적으로 사서 소극적인 태도로 팔았다면 이제부터는 소극적인 자세로 사서 적극적인 태도로 투자 행태를 바꿔보며 ‘살 때는 차갑고 무겁게, 팔 때는 뜨겁고 가볍게’라는 지혜를 반드시 기억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