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의 노랫소리에 담긴 민초들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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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새신오름(제주시 한경면)
새신오름의 초입. 오름 표지석과 정자, 그리고 진진동굴에 대한 안내판이 서 있다.
새신오름의 초입. 오름 표지석과 정자, 그리고 진진동굴에 대한 안내판이 서 있다.

새들이 모여 놀며 노랫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는 오름이 있다.
바로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에 서 있는 새신오름.
제주시 한경면 낙천리의 수룡동교차로(내비게이션에서 검색)와 한경면 산양리사무소를 잇는 중산간서로 중간지점에 앉아 있다.
새신오름 산체가 보이면 동쪽방향의 작은 소로(小路)를 따라 진행하면 오름 입구에 새신오름 표지석과 함께 탐방객들이 편히 쉴 수 있는 정자가 세워져 있다. 
이 표지석을 초입으로 어렵지 않게 새신오름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오름 입구 표지석은 “…이 오름은 표고가 141m, 비고가 41m이다. ‘새신오름’의 ‘새신’에 대해서 민간에서는 ‘새(鳥)가 있는’의 제주 방언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새가 깃들어 사는 오름이라는 데서 한자로는 조소악(鳥巢岳)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옛 지도에는 ‘새오름·草岳’으로 표기된 것으로 보아 위 설은 민간어원설이라 할 수 있다.…”라고 새신오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새들이 노닐며 둥지를 틀었던 곳.
그리고 초악(草岳)으로 표기했던 것으로 보아 이 오름에 늦가을 초가지붕을 잇는 재료인 ‘새’가 많아 인근 주민들이 오름에서 새를 채취했던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표지석과 정자 사이의 탐방로를 따라 얼마를 오르니 목재 데크가 놓여져 있다.
반전이다. 
오름이 그리 높지 않은 표고 41m의 나지막한 동산에다가 찾는 이도 많지 않은 것 같은데, 이처럼 나무 데크가 잘 설치돼 있어 의외다. 
목재 데크를 따라 10분도 채 안돼 데크는 끝이 나고 맞은편으로 향하는 자연 숲길이다. GPS를 보니 고도가 159m다. 자료상 새신오름의 높이인 141m보다 더 높다.
오름 전체가 주로 소나무 숲이다. 데크를 따라 돌아오는 길에 일제 강점기 만들어진 진지 갱도로 눈에 들어온다.
저 갱도 진지를 구축하기 위해 일제의 채찍아래 흘린 인근 지역 주민들의 피와 땀을 생각하는 절로 숙연해진다. 
데크를 이탈해 굼부리 방향으로 발길을 돌려본다. 드넓은 정상 공간이 묘지로 가득하다. 
개별묘지와 문중(門中) 묘지가 곳곳에 조성돼 있다. 새신오름에 설치된 목재 데크가 탐방객이 아닌 벌초 및 성묘객을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곳에 서니 저 멀리 우뚝 서있는 한라산이 시원스럽게 시야에 들어온다.
굼부리로 더 진입하니 농경지다. 묘지와 농경지로 이용되는 이곳이 ‘암매’라고 불리는 곳인가 보다.
산방산과 단산, 모슬봉 등 주변 오름들도 시야에 담아 본다.
키 작은 덤불을 헤치고 농경지에 들어선 후 농로를 따라 원점 회귀. 오름 입구에 있는 정자에 앉아 차 한 잔을 하며 오름 탐방을 마무리 한다.
조문욱 기자 

새신오름 정상부의 목재데크.
새신오름 정상부의 목재데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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