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할 거면, 사랑할 거면, 의롭게 살 거면 홍윤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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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악협회 제주도지회.제주아트센터 기획...21일 초연

배경 영상.무대 구성 등 향후 상설무대 가능성 확인
21일 제주아트센터에서 초연된 '2023 창작오페라 홍윤애' 모습
21일 제주아트센터에서 초연된 '2023 창작오페라 홍윤애' 모습

사랑하는 사람의 목숨값으로 자신의 생을 내어놓았다.

갓 태어난 딸의 얼굴을 뒤로하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더는 볼 수 없는 암흑 속으로 가야했다.

1781년의 홍윤애는 그런 선택을 했다.

2023년. 다시 묻는다.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사랑’을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홍윤애는 ‘그렇게 해야 한다면, 그렇게 하겠다’는 답을 내놓을 것만 같다.

㈔한국음악협회 제주특별자치도지회와 제주아트센터 공동기획공연 ‘2023 창작오페라 홍윤애’가 지난 21일 제주아트센터 대극장 무대에서 초연됐다.

고등어, 억새, 오름, 감귤 등으로 풍성한 평화로운 제주의 가을 풍경이 주상절리가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에 내려앉았다.

“귀양다리가 왐쪄, 역적모의한 큰 죄인이 왐쪄.”

1777년, 조정철은 정유역변으로 제주에 유배를 온다. 홍윤애는 오라버니의 부탁으로 조청절에게 몰래 음식을 가져다 놓거나 빨래를 하며 도움을 준다. 불안하고 불길한 바람이 불기도 했지만, 무대에서는 마치 낭만의 물결이 흐르듯 일상의 아름다움과 사랑의 설레임이 펼쳐져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윤애는 바당이우다, 바당이 울엄수다.”

1781년, 김시구가 제주목사로 부임한다. 김시구는 조정철을 죽일 목적으로 홍윤애를 참혹하게 고문한다. 홍윤애는 끝내 죽음으로 조정철을 변호한다.

“물질할 거면 홍윤애처럼 허라, 사랑할 거면 홍윤애처럼 허라, 의롭게 살 거면 홍윤애처럼 허라.”

슬픈 결말이었지만 마을 아이들은 강인한 제주 여인 홍윤애를 바로 세워 소환한다.

‘사랑’을 소재로 풀어낸 제주 이야기와 홍윤애 역을 맡은 소프라노 정혜민의 카덴차, 그리고 주상절리가 펼쳐진 제주 바다의 배경이 되어준 영상과 바위 형상 소품을 활용해 무대 구성을 최소화한 점 등은 향후 ‘오페라 홍윤애’의 상설무대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연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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