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장을 짊어진 말이 누워있는 모습
안장을 짊어진 말이 누워있는 모습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162. 마중오름
제주시 한경면에 위치한 마중오름의 모습
제주시 한경면에 위치한 마중오름의 모습

제주시 한경면에는 유독 새, 돼지, 말, 닭 등 동물 이름과 연관된 오름들이 많다.
그 중 하나가 한경면 저지리에 앉아있는 마중오름.
오름의 모양새가 등에 안장을 짊어진 말이 북쪽을 향해 누워있는 형국이라 해서 마중(馬中)오름, 마종(馬踪)오름, 마중악(馬中岳), 혹은 마종이라고 하고 있다.
저지리 마을회관에서 도로 안내표지판을 따라가면 오름 기슭에 이를 수 있으며, 분재예술원에서 조수리방향으로 진입하면 도로변에 마중오름 표지석을 만날 수 있다,
오름 입구 앞 표지석은 “민간에서는 마중이오름 또는 마종이오름이라고 하는데, 마중이·마종이의 뜻은 확실하지 않다, 풍수지리상 마종형(馬踪形)이라는 데서 마종오름이라 했다는 말은 민간어원설이다…오름 주변에 주로 해송이 자라고 북쪽 비탈에는 보리수나무와 잡목이 어우러져 있고, 굼부리 비탈에는 경작지가 조성돼 있다”라고 안내하고 있다.
표고 168.6m, 비고 44m의 마중오름은 남서쪽과 북동쪽으로 향해 있는 두 개의 말굽형 굼부리가 등을 맞대고 있는 복합형의 작은 오름이다.
커다란 오름 표지석의 기세 때문에 오름 초입 앞에 섰을 때 ‘이 오름이 크고 많은 탐방객이 찾을 것’라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표지석 너머로 보이는 마중오름은 야트막한 언덕으로 다소 실망감이 든다. 
표지석 옆에는 ‘훈장 000 기념비’ 등의 비석과 함께 수령이 오래된 보이는 팽나무가 서 있는 풍경이 고즈넉한 산중에 와 있는 기분이다.
표지석 옆 시멘트 농로를 따라 몇 걸음 옮기니 과거 물이 귀할 당시 인공으로 조성한 연못이 눈에 들어온다. 이 못을 비롯해 주변 곳곳에 못이 많은데, 인근 주민들과 우마(牛馬)의 식수원이었다고 전해진다.
연못을 뒤로 하고 5분쯤 걸어 농로 옆 산체에 이르렀으나 마땅한 탐방로가 없다.
오름 기슭 대부분이 농경지로 이용되고 있고, 정상부와 등성이 일부는 여러 기의 묘가 자리하고 있을 뿐.
먼저 다녀갔던 오르미들의 발자국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
제자리에 서서 산체를 한번 둘러본 후 적당한 곳에서 산체로 진입. 탐방로가 없으니 오름을 가득 메운 가시덤불 사이를 헤치며 정상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발길을 옮긴다. 얼마를 오르니 오름 허리를 가로질러 흙길이 있다. 아마 과수원 농사나 장사(葬事)와 관련해 만들어진 길인 듯싶다.
이 흙길을 가로질러 오르다보니 어느덧 정상. 정상부 역시 묘지가 자리하고 있다. 탁 트인 시야가 시원함과 상쾌함을 선사한다.
정상에서니 가까이 저지오름을 비롯해 한림읍 금악리의 금오름과 정물오름은 물론 서귀포시 안덕면의 당오름~도너리오름~남송이오름으로 연계된 파노라마까지 조망할 수 있다.

조문욱 기자

마중오름 초입에 있는 연못. 과거 주미들과 우마의 식수원으로 사용됐다고 한다.
마중오름 초입에 있는 연못. 과거 주미들과 우마의 식수원으로 사용됐다고 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