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와 보은의 달, 오월을 보내며
감사와 보은의 달, 오월을 보내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한성국, 시인·교육학박사 논설위원

오월은 가정의달이며 또한 감사와 보은의 달이다. 모처럼 나와 이웃을 돌아보며 은혜를 베풀어 준 분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달이다. 크게 보면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로 대표되는 존경과 사랑의 달이기도 하다. 소파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는 나라의 보배요, 미래의 희망”이라고 하였으며, 역경(易經)에서는 “가정이 바르게 되어야 온 세상이 안정 된다”는 말이 있듯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과 존경을 담은 가정이다. 또한 스승과 제자 사이를 일컫는 말 중에 “석간함장(席間函丈)”이라고 하여 스승과 함께할 때는 한 길 떨어져 앉는다는 말로 스승을 존경함을 뜻하는 말도 있다. 굳이 현대 사회에서 어울리지도 않을 법한 옛 사자성어를 꺼내는 이유는 예로부터 가정의 소중함과 스승에 대한 고마움을 아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도리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움츠렸던 3년을 견뎌낸 터라 그만큼 5월은 설레고 희망에 부푼 달이였다. 특히 오월에는 우리의 주위를 따뜻하게 하는 행사가 얼마나 많은 달인가. 그런데 이 오월이 그리 즐겁고 따뜻한 오월이 된 것만은 아닌 것 같아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무엇보다도 우리 어린이들이 길게는 3년을 손꼽아 기다려온 어린이날이 전국적으로 비 날씨가 되는 바람에 많은 실망을 하게 된 것이다. 각 지자체나 기관, 단체에서 계획 되었던 많은 행사들이 취소가 되는 바람에 아이들의 실망은 대단한 것이었다. 축소된 실내 행사로 아이들이나 함께 하려 했던 많은 학부모들이 여러 면에서 아쉬운 날이 되어 버렸다. 어버이날, 스승의 날도 어린이날을 그렇게 보낸 탓인지 크게 주목 받지 못한 채 한해를 넘긴다.

특히 스승의 날 같은 경우에는 아예 학교 자체 행사는 사라지고 차라리 교사들은 스승의 날이 부담으로 다가와 피하고 싶은 날이 되어 버렸으니 교육을 둘러싼 학생과 교사와 학부모간의 따뜻한 인사마저 사라져 버린 이 세태를 어떻게 설명할까. 군사부일체라고 하지 않았던가. 부모에게 효도하고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했던 우리의 아름다운 풍속은 점점 사라져 가는 느낌이다. 사랑과 감사와 공경이 사라진 오월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만 사실로 굳어져 가고 있는 것 같다.

혹자는 부모와 자식 간, 스승과 제자간의 사이도 요즘은 비즈니스 관계가 되어가고 있다고 푸념을 한다. 어느 매스컴의 발표를 보면 우리나라 젊은이들 5명중에 1명만이 부모를 모시겠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있었다. 스승과 제자 사이를 통계적으로 말하기엔 너무 많은 부정적 기사들이 넘쳐난다. 부모니까 당연히 자식에게 잘 해주어야 하고 자식은 부모가 나를 낳았으니 당연히 자신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며. 스승은 국가의 한 직업인으로서 당연히 학생들에게 교육을 해야 함으로 정은 없고 법과 비즈니스만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지금 우리는 국풍과 양풍이 어지럽게 교차하는 우리의 현주소를 살필 필요가 있다. 참으로 암담해져 가는 이 시기에 더 늦기 전에 우리의 전통적인 미풍양속을 회복해야 한다. 거기에는 조상들의 삶의 지혜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효는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계속되어야 할 인간의 도리이며, 교육은 우리의 미래를 위하여 반드시 발전시켜 나가야 할 시대적 과제이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