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이며 몰입한 45분...명곡의 감동 '생생'
숨죽이며 몰입한 45분...명곡의 감동 '생생'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서귀포관악단 공연리뷰

24일 제77회 정기연주회서 '신세계로부터' 풀 버전 연주

‘교향곡 시리즈’ 마지막 무대...전현직 단원 내공 느껴져
서귀포관악단은 지난 24일 서귀포예술의전당에서 제77회 정기연주회를 열었다.
서귀포관악단은 지난 24일 서귀포예술의전당에서 제77회 정기연주회를 열었다.

소나타 형식의 1악장이 마치 신대륙의 아침이 열리는 것처럼 시작된다. 소박하지만 힘에 차 있는 묵직한 기상이다.

깊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2악장. 우수에 깃든 호른의 연주가 펼쳐진다. 드보르자크가 조국 체코를 떠나 미국에서 겪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역시 노동력으로 고향 아프리카를 떠나온 흑인들, 그리고 삶의 터전을 내줘야 했던 아메리카 인디언의 슬픈 감정이 묻어난다.

도전이 펼쳐지는 3악장은 목관악기와 호른, 트럼펫의 향연이다. 경쾌함 속에서 희망이 담겼다.

마지막 4악장. 가장 대중적이면서 유명한 악장이다. 힘차고 격렬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간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교향곡 ‘신세계로부터’가 지난 24일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울려 퍼졌다. 서귀포관악단 제77회 정기연주회 자리다.

숨소리조차 고요했던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45분 동안의 연주가 끝난 순간, 관객들은 참았던 숨을 몰아쉬며 큰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다.

이동호 상임지휘자는 관객들의 환호에 “‘봄의소리 왈츠’를 들려드리겠다”며 앙코르곡을 이어갔다.

오케스트라를 위해 만들어진 교향곡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악기는 뭐니 뭐니 해도 현악기다. 오케스트라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섬세한 음색을 지닌 목관악기와 묵직한 금관악기, 그리고 웅장함을 더하는 타악기 등으로 구성된 관악단이 교향곡 전체를 이끌어나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제주특별자치도립 서귀포관악단(상임지휘자 이동호)은 해냈다.

총 4개 악장으로 구성된 안토닌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 마단조 작품번호 95 ‘신세계로부터’ 풀 버전을 연주한 것이다.

이날 연주는 2018년 2월부터 이어온 서귀포관악단의 ‘교향곡 시리즈’ 마지막 무대이기도 했다. 이는 국내 윈드 오케스트라로서 최초의 시도였다.

특히 이날 무대에서는 제주 출신으로 현재 KBS 교향악단 바순 부수석인 고주환 바수니스트의 연주도 눈길을 끌었다. 베버의 바순 협주곡 F장조 작품번호 75, 3개 악장을 목가적 선율로 덤덤히 풀어냈다.

1998년 국내 첫 공립 관악연주단체로 창단한 서귀포관악단.

77회의 정기연주회를 가지며 다져온 전현직 단원들의 내공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