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출국 시도를 불법으로 막은 혐의로 기소된 전 정권 청와대와 법무부 인사들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다.
이 사건의 시작은 10년 전 ‘김학의 별장 성접대 사건’의 부실 수사로 건너 올라간다.
김 전 차관은 2013년 ‘별장 성접대 동영상’의 당사자로 지목됐지만, 검찰은 동영상 속 남성이 김 전 차관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는 이유로 두 차례나 무혐의 처분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재수사에 나서 2019년 6월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했고, 이 과정에서 김 전 차관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하려 하자 이를 서둘러 금지시키려다 이 상황이 벌어졌다.
김 전 차관은 지난해 건설업자로부터 별장 성접대를 받은 의혹에 대해서 공소시효 만료를 이유로 면소 또는 무죄를 확정 받았다.
하지만 법원은 동영상속 인물이 김 전 차관이 맞다고 확인했다.
당시 성접대 동영상 속 인물이 다소 흐릿하지만 김 전 차관임을 누구나 알 수 있었지만, 검찰만 확신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국민들은 한동안 검찰 발 ‘시력 테스트’를 겪어야 했다.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의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환담한 뒤 자리를 떠나며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OOO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발언을 했고, 이 모습은 방송 기자단 풀(pool) 화면에 포착됐다.
언론에서는 ‘OOO’ 대목을 ‘바이든’이라고 자막을 달아 보도했지만, 대통령실은 ‘날리면’이라고 반박했다.
이 때부터 국민들은 청력 테스트에 들어가야 했다. 이 과정에 소리 전문가들까지 동원되는 등 웃지 못 할 해프닝은 한동안 계속됐다.
이를 두고 외국 언론들은 조롱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한국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흥미롭게 보도했다.
▲왜 부끄러움은 항상 국민들의 몫이어야 하는가.
검찰과 정치권 등의 말도 안 되는 논리와 행위가 지속된다면 국민들의 인내는 한계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주권자인 국민들을 상대로 한 시력·청력 테스트와 같은 말도 안 되는 상황은 민주공화국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 이상 국민을 시험하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김대영 편집이사 겸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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