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처리수는 신규 수자원…재이용률 10%까지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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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처리수, 선택이 아닌 필수다]
下. 제주 하수처리수 재이용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와 무분별한 지하수 남용으로 제주지역에서도 오는 2025년부터는 물 부족 현상이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30년에는 도내 대부분 지역에 농업용수를 중심으로 물 부족 사태가 우려된다는 전문가 분석도 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해 줄 대체 수자원으로 ‘하수처리수’가 주목받고 있고, 정수 과정을 통해 ‘맑고 깨끗한 물’로 재생 가능하지만, 제주의 하수 재이용률은 전국 최하위에 그치고 있다. 하수처리수는 농업용수는 물론 공업용수, 하천유지용수, 청소·화장실용수, 세척·살수용수, 조경용수, 친수용수, 지하수 충전 등 다방면으로 활용 가능한 신규 수자원이다. 제주도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지하수를 보전하기 위해 하수처리수 수요처 발굴과 인프라 확대 등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무엇보다 하수처리수 재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하수가 ‘맑고 깨끗한 물’로 만들어지고 있고, 지역사회 여러 분야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에 있는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 모습.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에 있는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 모습. 사진=제주도 제공

▲제주 하수처리수 재이용 현황
환경부가 지난해 12월 말 공개한 ‘2021 하수도통계’에 따르면 제주지역 8개 하수처리시설에서 처리된 물은 약 8600만t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정수 과정을 거쳐 재이용된 물은 193만t(2.2%)에 불과했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재이용률이 가장 높은 경북(35.8%)보다 33.6p나 낮고, 16위 대전(5%)보다 2.8%p 낮아 재이용 확대가 시급한 상황이다.

같은 해 전국 704개 하수처리시설에서 처리된 물은 약 73억3600만t으로, 이 중 농업용수나 공업용수, 하천유지용수 등으로 재이용된 경우는 11억2700만t(15.3%)이다. 전국 평균 재이용률은 15.3%다.

제주의 재이용률이 크게 떨어지는 이유는 다른 지역보다 산업 인프라가 적고, 하천 등 기반시설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에서는 하수처리수 대부분이 농업용수로 쓰이는데, 농민들이 하수처리수나 저수지 물보다 지하수가 더 깨끗하다고 인식하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하루 5000t을 공급할 수 있는 도내 하수처리수 농업용수 재이용시설이 서부(판포), 동부(월정)에 1곳씩 있지만, 아직은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에 있는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 내부에 갖춰진 설비들.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에 있는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 내부에 갖춰진 설비들. 사진=제주도 제공

▲하수처리수 재이용 절실
제주도는 하수처리수 수요처 확보, 시설 인프라 확충, 농민 인식 개선 등을 통해 현재 2%대에 머물러 있는 하수처리수 재이용률을 향후 1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2024년 105억원, 2028년까지 매년 211억원 등 순차적 투자로 재이용 우수 처리 기술을 도입하고, 재이용수 안전성에 대한 홍보와 교육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재이용률 향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교육과 홍보 전략의 중점 사항으로 물 재이용 사업의 타당성 및 효과에 대한 이해도 증진, 물 절약 및 대체 수자원 사용성의 필요성 고취, 농업용수 공급 사업지의 농작물 작황, 가뭄 시 용수 공급 효과 분석 및 성과 홍보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한 중장기계획으로 도내 골프장들에 하수처리수를 조경용수 등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상당히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는 골프장에서 하수처리수를 활용할 경우 물 절약에 큰 효과가 기대된다. 제주도는 관로부설, 펌프장, 배수지 등 신설에 약 755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하수처리 용량을 하루 13만t에서 22만t으로 확충하는 제주시 도두동 제주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하수처리장에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을 설치해 앞으로 재이용률을 7%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양제윤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제주의 지하수 보전과 체계적인 물 관리를 위해 대체용수인 하수처리수 활용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하수처리수 재이용을 확대하고, 도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원배 제주연구원 제주지하수연구센터장
박원배 제주연구원 제주지하수연구센터장

▲하수처리수 활용한 실증 확대해야
박원배 제주연구원 제주지하수연구센터장은 하수처리수 재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더럽고 오염된 물로 생각하는 농민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센터장은 “농업기술원에서 지하수로 재배한 작물과 하수 재처리수로 재배한 작물을 비교한 실험을 한 적이 있는데, 차이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처리수를 작물 본체에는 주기 그럴 수 있지만, 뿌리작물이나 열매작물에는 줘도 크게 관계가 없다”며 “하수 재처리수가 인체에 전혀 해롭지 않다는 실증 연구를 많이 해 그 사례들을 널리 알려 농민들의 인식을 전환시켜야 한다”고 했다.  

또한 박 센터장은 “제주에서 하수처리수를 가장 활용하기 좋은 곳이 골프장이다. 활용하려면 대부분 해안가에 있는 하수처리장과 재이용시설의 물을 중산간지역에 위치한 골프장까지 끌어올려야 하는데, 관 설치도 문제지만 전기요금에 대한 문제도 상당할 것”며 “공사 추진에 있어 도민 반발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운하우스가 중산간에 많은데 각 동이 대부분 개별로 돼 있어 관리자가 없어도 되는 5t 이하 하수처리시설을 갖추고 있다”며 “관리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10개 동만 해도 50t인데, 50t 이상 하수처리시설인 경우 관리자를 둬야 하는 만큼 10개 동 이상인 타운하수스에 소규모 하수처리시설을 만들어 그곳에서 처리된 물을 골프장에 공급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박 센터장은 “물 재사용을 위한 부분들을 특정 부서만 담당해 전체적으로 소통이 되지 않는 것도 문제”라며 “재처리수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다양한 많은 만큼 여러 부서와 유관기관, 민간기업 등이 함께 소통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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