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이 없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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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숙 / 제주복식문화연구소장

문득 나이를 헤아려보니 언제 이렇게 많이 들었는지, 지나온 세월들이 순식간에 흘러간 것만 같다. 그러나 순식간이라고 느껴지지만 살아온 세월을 들여다보면 삶의 보자기가 터지고 찢겨지는 듯 아프고 고단했던 시절에는 시간이 멈추었나 싶을 정도로 지난했던 시절도 있었고, 때로는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아 두고 싶은 순간순간들이 있었다. 그 어느 때에도 시간은 멈춤 없이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나이를 헤아려 보며 지금쯤은 좀 속력을 늦추어도 좋겠다 싶지만 시간은 언제나 공평하게 멈춤 없이 흐르고 있어서 이 순간이 소중하기만 하다. 
새롭게 한 해가 시작되었다. 새해를 맞아 나름대로 계획을 세우며 마음의 각오를 다지기도 하고 또 고단한 짐이 하나씩 덜어져서 지난해보다는 좀 더 넉넉한 삶이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담긴 새해다. 그러나 경제상황이나 나라 안과 밖의 상황이 지난해보다 더 좋아진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아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여전히 지난해와 상황이 달라질 기미가 안 보인다. 
새롭게 시작된 한 해 상황이나 환경, 어느 것 하나 녹록하지만은 않아 기대감이 자꾸 뒤로 밀리고 있지만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이런 환경, 저런 상황이 늘 앞에 놓여있었다. 이런 상황만 아니면 잘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해결되고 나면 정말 잘 살아졌는지 살아오면서 경험한 바로는 또 다른 상황이 기다리고 있을  때가 더 많아서 상황이나 환경을 탓하다보면 그 굴레에서 벗어나기가 쉽지가 않다. 
해결되고 채워지기를 바라는 것에 묶여 있는 우리의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들여다보면 어떨까 싶다. 사람들은 큰 병을 앓고 나면 살아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비로소 알게 된다고 한다. 이전에 욕심을 내며 조금 더 가져보려고 발버둥거리기만 했던 삶에서 벗어나 내가 가진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일인지 그리고 얼마나 소중한 것들인지 깨닫게 되면서 만족하며 넉넉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우리 모두가 만족이란 내가 갖고자 하는 것을 채움으로 얻는 것이 아닌 이미 내가 가진 것을 들여다보며 감사 할 수 있는 마음으로 채워진다는 것을 머리가 아닌 삶에서 깨달아졌으면 좋겠다. 
올 한해 내가 가진 소중한 것들을 세어보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아직도 남아 있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보련다. 또한 눈 속에서 꽃을 피운 수선화 향기에 행복을 누리듯 삶의 소소한 것들로 인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라며 마음을 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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