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과 질서는 모든 공동체가 풀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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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택, 前 탐라교육원장·칼럼니스트

하루의 피로를 풀기 위해 가끔 사우나를 하러 가곤 한다. 그때마다 한증막 안에 놓여 있는 모래시계와 마주하게 된다. 저 깨알 같은 모래알들이 잘록한 호리병 모양의 작은 구멍에서 언제 다 빠져나올 수 있을까, 고개가 갸우뚱 거릴 때가 있다. 그런데 그런 의문을 지우기라도 하듯 정확하게 3분이 지나자 질서 정연하게 다 빠져나온다. 그 모습을 보노라니 신기하기도 하고, 우리 사회가 저와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사회는 늘 안전과 질서가 따르게 마련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런 것들을 순간 놓치거나 방심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안전과 질서는 한시도 내 몸에서 떨어질 수 없는 덕목 중의 하나다. 이를 잘 지키는 것은 우리의 고귀한 생명을 지켜줌과 동시에 아름답고 편리할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의식수준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얼마 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골목길에서 핼러윈을 앞두고 한꺼번에 몰려든 인파로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갑작스런 소식에 우리 국민 대다수는 적지 않는 충격 속에서 착잡한 심정이었을 것이다. 3년을 기다렸던 축제가 시작도 하기 전에 악몽이 돼버렸다. 대부분 젊은 층이라 많은 군중이 모이게 되면 심리적 고양 상태에 빠져 이성적인 대처를 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대형 압사가 발생한 골목길은 평소에도 평화롭고 국제적인 분위기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라 한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 유행 이후 처음으로 거리 두기 없이 핼러윈을 맞아 대규모 행사가 자유롭게 열리면서 축제를 즐기려는 젊은이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그들에게 안전과 질서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세월호 침몰사고가 났을 때도 안전에 대한 문제가 제기 됐었다. 그 당시만 해도 안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나, 정치적 싸움으로 일괄했을 뿐, 그에 대한 대책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번 사건도 예전 수순을 밟을 듯하다.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을 세워야 함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있어 부끄럽고 참담하다.

작금이 현실은 사고가 일어나면 그 문제를 풀기는커녕 자신들의 유리한 쪽으로만 판단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 기회를 이용해 한 건 올리려는 속셈인 듯하다. 저들은 책임이 있고,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사고는 되풀이 되고 있다.

사고는 예고가 없다. 순간적으로 발생한다. 그러기에 항상 긴장하고, 예방과 안전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 안전과 질서는 성숙한 시민의식에서 비롯된다. 누구를 탓할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 공통적으로 풀어야할 과제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모든 공동체가 힘을 합쳐 근본적인 원인을 밝혀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안전과 질서는 곧 국격(國格)의 가늠자다. 산업재해와 안전사고가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나는 불안한 사고 공화국에 대한 깊은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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