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은 싫증나면 버리는 장난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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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욱 편집국 국장

이태원 참사로 전국이 시끌벅적한 가운데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에 관련해서도 정치권이 시끄러웠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임기간 중 김 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 2마리를 퇴임 후 양산 사저로 데려가 키웠다. 그러다가 지난주 문 전 대통령이 위탁 협약 문제 등을 이유로 국가에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네 탓’ 공방이 이어지는가 하면 워낙 ‘화젯거리’다보니 해외까지 이 소식이 전해졌다.

결국 동물원으로 보내질 것으로 가닥이 잡히는 가운데 한 동물보호단체는 이 사안을 ‘동물학대’로 규정하고 사람과의 유대가 중요한 개의 특성상 동물원 사육은 적절하지 않아 가정 입양 추진,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민법 개정안 통과 등을 촉구했다.

제주지역에서도 반려(伴侶)동물을 대상으로 한 엽기적인 학대 및 유기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26일 제주시 한경면의 한 도로에서 옆구리에 70㎝ 크기의 화살이 박힌 강아지가 발견됐다, 또한 지난 4월에는 내도동의 공터에서 코와 입만 나온 상태로 땅에 묻혀있는 강아지가, 한림읍의 한 유기견 보호센터 인근에서는 입과 앞발이 단단한 끈으로 결박된 유기견이 발견되기도 했다.

버려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지난 8월 자신의 세 들어 살던 집에 고양이 20여 마리를 방치했던 한 여성이 최근 검찰에 송치됐다.

9월에는 남원읍서 강아리 10마리가, 한경면에서는 7마리가 한꺼번에 버려지는 일도 발생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이기구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에서 버려진 유기동물은 5361마리로, 인구 1만명당 유기동물 발생 건수는 76.3건. 전국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끄러운 1위다.

제주에서 발생하는 유기동물은 2019년 8111마리, 2020년 7047마리 등 다소 줄고 있지만 제주동물보호센터의 수용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또한 지난해 안락사 된 유기동물은 2776마리로, 전체 유기동물의 절반수준으로 전국 평균 25%의 두 배 수준이다.

반려동물은 사람이 정서적으로 의지하며 함께 살아가는 동물을 뜻하며, 한국에서는 개는 ‘반려견’, 고양이는 ‘반려묘’라고도 표현한다.

1983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인간과 애완동물의 관계’라는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처음 ‘반려’라는 단어가 제안됐다. 장난감이라는 의미가 있는 ‘애완’이라는 용어의 도구적 관점에서 탈피해 동물 역시 인간처럼 함께 살아가야 할 존재로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사람들이 반려동물에 애정을 쏟는 가장 큰 이유는 정서함양에 도움이 되기 때문. 반려동물의 체온은 사람보다 1~2도가량 높다. 안으면 따뜻할 뿐만 아니라 포근한 털이 있어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정서적 안정을 준다.

또한, 반려동물은 사람의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병원에서 76명의 심장병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치료 도우미견과 함께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불안감, 스트레스, 맥박, 혈압 등에서 현저한 개선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반려동물을 위한 TV채널을 비롯, 미용실, 호텔, 병원, 카페 등이 성황을 이루고 전문 장례식장까지 생기는 마당에 반려동물들을 끔찍한 방법으로 학대하고, 또한 사료비 부담으로, 귀찮다는 이유 등으로 거리에 버리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니 개탄스럽다.

반려동물은 어린 아이들이 평소 갖고 놀던 장난감이 싫증나면 버리듯, 키우다가 버리는 물건이 아니다.

보다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정착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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