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와 소인이 보는 행복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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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호, 21C제주유교문화발전연구원장/수필가

공자께서는 논어 여러 편에 군자와 소인에 관한 담론을 많이 올려놓았다.

또한 위정(爲政)편 14장에는 군자(君子)는 주이불비(周而不比)하고 소인(小人)은 비이불주(比而不周)라는 말이 있다. 군자는 두루 사랑하되 편당하지 않지만 소인은 편당하고 두루 사랑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공자께서는 군자와 소인의 상반된 유형(類型)을 논어에 여러 번 언급한 이유가 모호하다. 소인은 인간으로서 기본 자질이 부족한 하층등급이라 하지 않는가. 그러므로 짐작건대 이러한 인식을 노출시킴으로써 소인들로 하여금 군자의 덕성을 배우고 그 미덕(美德)을 깨우치도록 하는 데 있는 듯하다.

군자는 학문과 덕이 높고 행실이 바르며 품위를 갖춘 사람인데 소인은 도량이 좁고 간사한 사람이라는 게 사전적 의미다. 요즘 세상 누가 군자이고 누가 소인인지 분간하기가 쉽지 않다. 고도의 변화된 사회 속에서 주변을 둘러보면 공익을 추구한다면서 헌신 봉사하는 사람, 공공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하여 자천타천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넘치고 있다. 그런데 소인은 공익을 빙자하여 공적가치를 훼손하면서도 봉사라는 명분으로 간과하는 경우가 있기 마련이다. 그뿐만 아니라 자기에게 이점이 안보이면 체면불구하고 떠나버리는 게 예사롭게 생각하는 인간계층이다. 군자는 의(義)에 밝은 데 반하여 소인은 이(利)에 민감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을 보면 1위는 돈(40,6%), 2위는 건강(28,4%), 3위는 화목한 가족(20,3%)이라는 통계가 있다. 월소득 일정범위까지는 행복지수가 상승하다가 그 이상이면 외려 떨어진다는 것이다. 군자는 자기 내면이 불충분하여도 다른 사람을 원망하거나 탓하지 아니하지만 소인은 자신의 뜻이 성취되지 않을 경우 남을 탓하거나 심지어 부모나 가족 조상 탓 하는 경우도 있다.

미국 하버드대의과대학 조지 베일런트 교수의 저서로 ‘행복의 조건’이리는 유명한 책(aging well)이 있다. 1930년부터 무려 72년간 성인에 관한 최장기 연구보고서다. 하버드대학교에 입학한 2학년생 268명, 불우한 환경에서 자수성가한 남성 456명, 여성천재 90명 등 총 814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였다. 그 결과 행복의 조건 1위는 돈이나 명예, 학벌이 아니라 고난에 대처하는 자세 즉 성숙한 방어기제(防禦機制)였다고 한다. 즉 자기의 욕구불만에 직면했을 때 현실 대처능력이 인생의 행복을 결정짓는 제1의 조건이라는 말이다.

적게 갖고 있어도 만족할 줄 알면 행복이고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어도 만족할 줄 모르면 불행하다. 따라서 군자와 소인은 행복의 조건도 다를 수밖에 없지 않을까.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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