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자왈에 꼭꼭 숨은 오름....정상 초원 절경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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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문도지오름
문도지오름의 정상 모습
문도지오름의 정상 모습

풍수지리에서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에 위치한 남송이오름은 솔개(소로기),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의 새오름(저지오름)은 새나 닭, 그리고 이 오름은 죽은 돼지의 형국으로 봤다.
바로 안덕면 서광리, 한경면 저지리와 맞닿은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 위치한 문도지오름.
죽은 돼지의 오름이라고 해서 문도지나 문돗지, 이를 한자로 표음화 해서 문도지악(文道之岳)으로 표기한다.
돼지의 제주어가 ‘돗’이지만, 이 오름의 형상을 죽은 돼지의 모습이라고 하여 문도지라는 이름이 부여된 것에 대해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리도 ‘돗’ 앞에 ‘문’자가 붙은 것 역시 고개를 갸우뚱 하게 한다.
문도지오름은 표고 260.3m, 비고 55m의 야트막한 오름으로, 동쪽으로 굼부리가 터진 말굽형 오름이다. 오름의 전체적인 산세가 마치 완두콩 모양으로, 이 오름 모양을 보고 죽은 돼지를 연상하기에는 석연치 않다.
이 때문에 이 오름의 위치가 한림읍과 한경면의 접점에 위치한 점을 들어 ‘문+도(입구나 길모퉁이를 뜻하는 제주어)+지(地)’, 즉 ‘문을 열고 한림과 한경을 드나드는 곳’이라는 설도 있다.
문도지오름은 한림읍과 한경면의 깊은 곶자왈 숲속에 꼭꼭 숨어 외부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곶자왈에 위치한데다, 높이도 55m로 과거 이 오름에 기대어 살아왔던 인근 주민들 외에는 이 오름의 존재를 아는 이가 많지 않았다.
그러다가 제주올레 14-1코스와 연계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
문도지오름은 저지예술정보화마을에서 오설록 녹차밭에 이르는 9.3㎞의 제주올레 14-1코스 중간지점에 위치해 있다. 길게 걷기 위해서는 올레 출발점이나 도착점을 초입으로 삼고, 오름만을 탐방하기 위해서는 오름 기슭을 찾아 어렵지 않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오름 초입에서 가장 먼저 방문객을 받기는 것은 오름을 기대어 뛰노는 말들.
오름 주변은 말을 키우는 목장과 목초지이고, 오름 역시 말들의 방목지이다,
목장 문을 지나면 오름 정상으로 향하는 탐방로에 친환경 야자수매트가 깔려 있다, 이 길을 따라 걷다보면 채 숨이 차오르기도 전에 정상 능선에 도착.
매트길 옆으로 삼나무 몇그루만 있을 뿐 오름 전체가 들판이다. 남북으로 길게 초승달모양처럼 생기 능선에 서서 바라보는 제주 서부권 조망이 일품이다.
한 눈에 들어오지 않아 한자리에 서서 한 바퀴를 돌면 주변 절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오름 정상에서 풀을 뜯던 말들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 탐방객을 바라본다. 자신들의 터전에 이방인이 찾아와 다소 놀란 모양이다.
오름 굼부리 속 잡목과 가시덤불속에 작은 샘이 있다. 물이 솟아나는 정확한 지점은 보이지 않지만 주위에 물이 흥건하다. 아마 말들이 이 오름에서 뛰놀다 이곳에서 목을 축이고 이다.
샘에서 나와 다시 정상 능선. 천연 잔디밭에 앉아 커피 한잔을 하며 주변 경관을 다시 한 번 감상한다. 
요즘 같은 날씨, 도시락 준비하고 놀러오기 딱 좋은 곳이다.
조문욱 기자 mwcho@jejunews.com

문도지오름 굼부리에 있는 샘
문도지오름 굼부리에 있는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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