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포럼과 다보스·보아오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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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편집국장

2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제주포럼’.

시작은 이랬다. 2001년 6월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동북아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추구하기 위한 ‘제주평화포럼’으로 탄생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개막식에 참석, “한국이 자랑하는 아름다운 섬 제주에서 열리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2003년과 2007년 노무현 대통령도 참석, “제주도가 ‘세계평화의 섬’으로 그 위상을 확고히 하고, 제주의 평화정신이 세계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며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프로세스 구체화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2009년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제주를 찾았다. 그는 “제주평화포럼은 아시아와 세계에 대한 이해와 협력을 증진시키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하고 동아시아 신다자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격년제로 열리던 제주포럼은 2011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으로 명칭을 바꾸고 이듬해부터 연례 행사로 진행되고 있다. 제주포럼 의제도 경제·경영·문화·인권·환경 등으로 다양화됐다. 세계 정상급 인사들의 참석도 이어졌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무라야마 도미이치·가이후 도시키·하토야마 유키오·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 첸지첸 전 중국 부총리,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 등이 찾았다.

올해 ‘제17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은 지난 14일 막을 올려 16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제주도와 국제평화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주제는 ‘갈등을 넘어 평화로 : 공존과 협력’이다. 국내외 30여 개 기관 15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 윌슨 화이트 구글 미국 본사 부사장 등이 자리를 빛내고 있다.

이처럼 제주포럼은 발전하고 있지만 ‘한국판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이라는 동아시아 지역 내 최고 포럼 꿈과는 멀게만 느껴지고 있다. 무엇보다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 신분으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발길이 끊겼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과 2020년 영상으로 연설을 했다. 무척 아쉬운 일이다.

반면 제주포럼과 같은 해 중국 하이난성 보아오에서 출발한 보아오포럼(아시아 지역경제포럼)은 중국 국가 주석과 총리가 번갈아 개막식에 참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를 비롯해 SK, 현대 등 대기업 경영진이 참여하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의 위상을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1971년 탄생한 다보스포럼은 명실공히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포럼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스위스의 산골도시이자 휴양지 다보스에서는 각국 수뇌 회담이 열리고, 국제적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도 한다. 올해 행사에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빌 게이츠 게이츠파운데이션 이사장 등 2500여 명이 집결했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0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4년 각각 현직 대통령으로 참석해 연설한 바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으로 개최된 ‘다보스 아젠다 한국정상 특별연설’ 화상 회의로 참석했다.

결국 제주포럼의 성공은 대통령의 참석과 육성 의지에 달린 셈이다. 물론 제주포럼을 평화와 번영을 이끄는 담론의 장으로 성과를 창출하고, 국제적 이슈를 선점하려는 내부 역량도 강화돼야 한다. 그러면서 국내외 관련 기관은 물론 기업들의 참여를 확대하려는 노력도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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