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가 멸종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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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욱 편집국 국장

폭염일수 27일, 열대야 일수 53일, 낮 최고기온 37.5도(8월 10일).

올해 여름이 남긴 무더위 성적표다. 세 부분 모두 기상관측 사상 1위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무더운 여름으로 기록됐다.

이처럼 제주를 뜨겁게 달궜던 무더위가 사라지고,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조석으로 제법 선선해지고, 밤에 잠을 잘 때도 저 만치 밀려났던 이불을 슬그머니 끌어당기게 됐다.

여름의 큰 적인 더위와 모기. 더위는 물러갔으나 ‘불청객’ 모기가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한 여름보다 기온이 낮아지면서 모기가 더욱 극성을 부리는 듯하다. 여름 기온이 높을 때는 밖에서 활동하던 모기들이 기온이 내려가자 실내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최근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무더위가 물러가니 모기가 극성을 부려 잠을 못자고 있다고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여름 막바지에 모기 개체수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특별자치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일본뇌염 예측조사 사업을 통해 특정 지점에서 모기를 채집한 결과, 지난 8월 22일과 23일에는 각각 21마리와 27마리가 채집됐다.

8월 1일과 2일은 1마리와 8마리, 8월 8일과 9일에는 2마리와 6마리, 8월 15일과 16일에는 한 마리도 채집되지 않았다.

모기는 인류가 생기기전인 1억년 전에 처음 등장해 현재 3500여 종으로 진화하고, 국내에는 59종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모기는 전쟁과 함께 인류 최대의 적이다.

모기는 평소 식물의 수액이나 꽃의 꿀, 이슬을 먹으며 살아간다. 하지만 산란기가 되면 암컷은 알을 낳는데 필요한 영양분인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 흡혈(吸血)을 한다.

이 흡혈 과정에서 여러 병균을 옮기는데 말라리아, 황열병, 뎅기열, 자카 바이러스 등이 대표적이다.

모기가 옮기는 전염병으로 지구상에서 매년 7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하는데, 특히 가장 위험한 것이 말라리아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남아메리카, 중동 등지에서 매년 60만명 이상이 이 말라리아로 목숨을 잃고 있다.

수면을 방해하고, 질병을 옮기는 모기는 나쁘기만 한 존재일까? 만약 모기가 멸종되면 어떻게 될까?

모기는 새, 박쥐, 개구리, 도마뱀, 거리, 물고기 등의 좋은 먹잇감이자 수분(受粉)을 담당한다. 만약 모기가 멸종되면 이같은 먹이사슬이 깨지면서 생태계에 큰 부작용이 생기고, 일부는 대체 먹이를 찾지 못해 연쇄 멸종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특히 초콜릿을 먹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의 꽃은 다른 꽃들과 달리 아주 작은 수분자를 필요로 한다.

꽃 구조가 복잡하고 너무 작아 벌은 수분을 할 수 없고, 크기가 3㎜를 넘지 않는 좀모기과만이 이 카카오꽃의 수분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대에 강이 범람하면서 강 주변에서 많은 문명이 탄생했듯 모기로 인해 인간은 많은 피해를 입었지만 역으로 질병을 극복하기 위한 많은 의학적 발달을 가져왔다.

지난 8월 20일은 ‘세계 모기의 날’이다. 1897년 8월 20일 영국의 의사 로널드 로스(1857-1932)경이 모기를 연구해 말라리아의 주범임을 밝혀냈고, 그 업적으로 1902년에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하면서 세계 모기의 날이 지정됐다.

인류보다 앞서 공룡시대에 이 지구상에 등장해 지금까지 살아온 끈질긴 생명력의 모기. 세상의 모든 만물은 존재의 이유가 있듯 모기 역시 우리와 영원히 공존해야 될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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