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가장 소중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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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기, 시인

법정 스님은 무소유는 소유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것만 소유하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작년 여름방학 때 손자들이 내려왔다. 나의 농장에서 풀장을 만들고 더위를 즐기는 신나는 여름이었다. 열 살 된 손자 녀석이 내가 감나무 전정해서 나온 구부정한 삭다리를 들고 신나게 노는 것이다. 그게 장난감 총인지 칼인지는 모르나 제 딴에는 제법 신난나 보다. 문제는 휴가가 끝나고 서울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 구부정한 막대기를 꼭 가지고 가겠다는 것이다. 엄마가 아무리 달래봐도 막무가내, 온 집안이 난리가 났다. 짐을 꾸리는 엄마에겐 얼마나 불필요한 것이랴만 손자 녀석은 악당을 물리치는 장군의 칼이라며 품에 안는 것이었다. 할아버지가 잘 보관하기로 굳게 약속하고 나서야 진정이 되었던 일이 문득 떠올라 빙긋 웃어본다.

이제 얼마 없으면 손자들이 내려온다. 왁자지껄하지만 사람 사는 맛이 난다.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막상 답을 하려면 망설여진다. 다들 나를 보며 자기가 제일 소중한 것이라 아우성치는 것 같다. 노트에 소중한 것을 쭉 나열해 써본다. 그러고 나서 그래도 덜 소중한 것을 하나씩 지워간다. 마지막까지 남은 것은 가족이었다. ‘이 눈을 흘겼지만 어쩔 수 없었다.

당신의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입니까?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고 존재하게 해주는 것, 영혼을 구원해 주는 것, 자신을 빛나게 해주는 것 등, 그러나 하나만 고를 때 최후에 남는 것이 무엇입니까. 마지막까지 남은 소중한 것에 끝없는 감사를 드리는 아침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늘에 빛나는 별에겐 자신을 빛나게 해주는 어둠이 가장 소중하겠지요? 내 손자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삭은 막대기가 우리 주위에 많이 있습니다. 하찮은 막대기에도 의미를 부여하여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세상이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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