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배 통증과 부정출혈, 월경 아닌 자궁 외 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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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한국병원 산부인과 제동성 과장

아랫배에 둔한 통증과 출혈이 있다면 무엇을 떠올리시나요? 생리예정일 전후라면 생리가 시작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고, 임신 중이더라도 임신 초기에 흔하게 발생할 수 있는 증상으로 알고 계실 텐데요.

복부 통증과 출혈은 임신과 관련된 사망 원인의 7%를 차지하는 자궁 외 임신의 초기 증상이기도 합니다. 정자와 난자가 난관에서 만나 수정이 이루어지면, 3~4일 동안 난관을 따라 이동해서 자궁에 도달해 착상을 합니다. 그런데 여러 원인으로 난관이 손상되거나 좁아진 상태라면 수정란이 자궁까지 이동하지 못하고 난관에 착상하게 될 수 있습니다. 착상된 수정란은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없어 결국 유산이 이뤄지게 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난관의 파열이 발생하면 극심한 통증과 함께 불규칙한 질 출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출혈로 인해 얼굴이 창백해지고, 어지럼증이나 헛구역질, 식은땀, 호흡곤란 등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복강 안의 대량 출혈로 쇼크 상태에 빠지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응급 수술이 이뤄지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복통, 질 출혈, 어지럼증, 구역감 등이 임신 초기에도 흔히 발생하는 증상이어서 자궁 외 임신을 바로 떠올리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초음파 검사, 혈액 검사 등을 실시해도 임신 초기라면 정확히 진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혈액 검사에서 혈중 β-HCG 농도가 정상 임신에 비해 천천히 증가한다거나, 2000mlU/ml 이상인데 아기집이 발견되지 않고, 난관, 난소, 복막, 자궁경관 등 자궁 내부가 아닌 다른 곳에서 아기집이 관찰된다면 자궁 외 임신으로 진단합니다. 100건의 임신 중 자궁 외 임신은 1~2건 정도로 나타나며, 난관에 발생하는 경우가 95% 정도고 다른 부위에는 드물게 발생하는 편입니다.

자궁 외 임신을 초기에 발견해 난관 파열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약물 요법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궁 외 임신이 늦게 발견돼 난관이 파열된 상태라면, 난관의 일부 또는 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복강경 수술로 진행해 흉터나 회복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자궁 외 임신은 평소 건강하고 아무 문제가 없었다 해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또 수술 후 임신이 가능할 지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양쪽 난관을 모두 절제한 경우에도 기술의 발달로 임신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때 즉시 내원해서 자궁 외 임신을 조기 발견하고, 숙련된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조속히 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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