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OTT 공유·생필품 중고거래도 활발
2년째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김은아씨(28)는 영어 말하기 시험인 토익스피킹 접수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생활비가 빠듯한 상황에서 다음 달부터 시험 응시료가 인상되기 때문이다.
김씨는 “원래 기간을 길게 잡고 공부를 충분히 한 뒤에 시험을 치려고 했는데 응시료가 올라 이번 달 시험에 접수해야 할 지 망설이고 있다”며 “토익과 토익스피킹은 취준생 기본 스펙인데 시험 비용만 해도 부담이 상당하다”고 호소했다.
치솟는 물가와 대출금리 인상 여파에 취업준비생의 지갑 사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여기에 ‘취업 필수 스펙’인 시험의 응시료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토익스피킹 응시료는 10년 만에 다음 달 2일 정기시험부터 기존 7만7000원에서 8만4000원으로 7000원 오른다.
중국어능력평가시험인 HSK(중국한어수평고시) 응시료도 지난 3월 시험부터 급수에 따라 최소 5000원에서 최대 2만2000원 인상됐다. 해외취업을 위해 보는 시험인 아이엘츠 역시 지난 4월부터 일반 기준 26만 8000원에서 27만 3000원으로 5000원 올랐다.
뛰어오른 응시료의 배경에는 고물가가 있다. 한국토익위원회, HSK한국사무국 등 어학시험 주관기구들은 물가 상승과 시험 관리 비용의 증가로 응시료를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험 응시료 외에 지출해야 할 교재값과 학원비, 인터넷 강의비 등을 포함하면 취준생들의 부담은 더 커진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얼어붙은 취업시장과 경기 불황 속 취준생들은 생활비 절약을 위해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를 여럿이서 공유하거나 생필품을 중고거래하기도 한다.
제주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넷플릭스 자리 구합니다’, ‘두유 개당 1000원에 팝니다’ 등의 내용을 담은 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진주리 기자 bloom@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