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처럼 뿌려진 차귀군도가 내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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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당산봉
당산봉 능선에서 바라본 차귀군도
당산봉 능선에서 바라본 차귀군도

제주도의 서쪽 끝자락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에 자리한 당산봉.
예전에 이 오름에 당(堂)이 있어서 당오름으로도 불렸다. 서귀포시 안덕면과 제주시 구좌읍에도 이처럼 당이 있어 ‘당오름’이라는 이름의 오름이 있다.
용수리의 당오름은 현재 일상적으로 당산봉(堂山峰)으로 불린다.
예전에 이 당에서 섬겼던 신이 뱀이었는데, 이 사귀(蛇鬼)라는 말이 세월이 흐르면서 차귀(遮歸)로 와전, 제주 섬 곳곳을 누비며 수맥을 끊어 버린 호종단(胡宗旦)이 현재 차귀도 인근 바다를 통해 송나라로 돌아갈 때 한라산신(漢拏山神)이 매로 변해 이들이 돌아가는 길을 차단시켰다는 전설로 인해 차귀오름(遮歸岳)이라고 불렸다고도 한다.
당산봉은 일주도로에서 용수리 해안에서, 또는 고산리 자구내 포구에서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당산봉의 큰 매력은 바다와 인접해 있어 차귀도의 아름다운 모습과 수월봉 바다절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분화구 내 일부 토지는 경작지로 이용되고, 주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도 설치돼 있다. 
제주는 전체가 한라산이라고 불릴 만큼 모든 토지의 경사가 심하다, 하지만 이곳은 ‘고산·신도평야’라고 불릴 만큼 토지가 평평하게 넓게 펼쳐져 있는데 전망대에서 보는 모습도 장관이다.
그리고 몇 개의 섬으로 이뤄진 차귀군도와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수월봉의 풍광도 일품이다.
또한 이 곳이 과거 봉수(烽燧)대가 있었던 곳임을 알리는 ‘당산봉수대(堂山烽燧臺)터’ 표지석도 설치돼 있다.
무엇보다 당산봉의 백미는 굼부리에서 용수리 방향으로 향하는 능선 길.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 마다 여러 개의 섬으로 이뤄진 차귀 군도가 서로 다른 모습으로 탐방객에게 다가오며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또한 아픈 어머니의 약초를 구하다 절벽에서 바다로 떨어진 ‘수월’이와 ‘녹고’ 오누이의 전설이 서린 수월봉의 절벽 절경에도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 당산봉에서 용수리 절부암으로 이어지는 이 해안길은 ‘생이기정 바당길’로 불리며 많은 탐방객들이 찾고 있다.
‘생이’는 새(鳥)를 일컫는 제주어, ‘기정’은 해안선의 가파른 절벽이나 낭떠러지 같은 벼랑 또는 절벽을 뜻하고, ‘바당’은 바다의 제주어.
수월봉과 당산봉, 차귀도는 많은 종류의 갈매기와 가마우지, 청둥오리 등 온갖 바다 새들의 천국이다.
당산봉 정상에서 용수리로 내려와 바닷가에 이르렀을 때 뒤를 돌아보면 당산봉 절벽이 새들의 배설물로 검은 바위가 하얗게 변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제주 끝자락 해안의 풍경과 시원한 바닷바람을 벗 삼아 걷노라면 세상 온갖 시름이 사라지고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가히 환상적이다.
조문욱 기자 mwcho@jejunews.com

당산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수월봉
당산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수월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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