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름-민오름-설문대할망이 빚어낸 제주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에 위치한 민오름.
사람에게 동명이인(同名異人)이 많듯 제주에도 ‘민오름’이라는 이름의 오름이 많다.
조천읍 선흘리 민오름을 비롯해, 제주시 오라동과 봉개동, 구좌읍 송당리, 남원읍 수망리 등 5곳.
통상적으로 민둥산 형태의 오름을 민오름으로 칭한다.
선흘리 민오름 표지석에도 “지금은 숲을 이루고 있는 오름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예전에는 풀밭으로 덮인 민둥산이라는데서 붙인 것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자어로는 문악(文岳) 또는 민악(敏岳)으로 표기하고 있다.
과거에는 민둥산이지만 그동안 인공조림 등을 통해 현재는 남동사면에는 삼나무와 해송 숲이 있고 북사면에는 낙엽수림이 울창하게 형성돼 있다. 오름 기슭에는 상수리나가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중턱에는 억새, 정상부에는 쥐똥나무, 측백나무 등이 무성해 민둥산의 자취는 찾아볼 수 없다.
번영로에서 도깨비공원 입구를 거쳐 대천동쪽으로 100여 m 후, 우측 방향 조천읍공설묘지 표지석을 따라 진입하면 민오름 기슭에 도착한다. 그리고 주위에 오름표지석이 눈에 들어온다.
적당한 곳에 주차한 후 오름표지석에서 임도를 따라 더 진행하면 좌측에는 커다란 공동묘지가 있고 주변을 잘 살피면 삼나무숲 사이에 ‘산불조심’이라는 현수막과 함께 오름 정상으로 향하는 들머리 길이 훤히 나 있다.
하지만 이 탐방로는 정상까지 경사도가 매우 심해 체력소모가 많다. 체력적인 자신감이 있다면 이 탐방로를 택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걸어왔던 길로 후진. 좌측을 유심히 살피면서 400여 m를 가다보면 나무 사이에 사람이 들어갈 틈과 함께 방향을 알리는 리본이 보인다.
이 곳이 정상까지의 탐방 거리는 길지만 크게 힘들이지 않고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오르는 동안 숨이 찰 때 뒤를 돌아보면 한라산과 함께 조천, 구좌지역 망망대해가 한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탐방로 주변에 흐드러지게 핀 복수초와 이름 모를 형형색색의 야생화들이 심신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드디어 정상. 조릿대 사이로 정상 능선을 걷는 길이 그렇게 편안하고 행복할 수 가 없다. 그리고 눈 앞의 부대오름과 부소오름, 세계자연유산에 선정된 검은오름 등을 비롯해 멀리 구좌와 성산, 표선 등 동부권 오름을 모두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설문대 할망이 빚어내 수많은 오름들이 각자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제주가 오름의 왕국임을 실감할 수 있으며, “이래서 오름을 오르는 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난다,
주변 절경을 감상하며 걷다보니 내리막길. 내리막길은 경사가 심해 안전을 위한 로프가 설치돼 있다. 오름 탐방도 좋지만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 로프에 몸을 의지해 하산하길.
조문욱 기자 mwcho@jeju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