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 포스트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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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국, 시인·교육학박사/논설위원

가슴 설레는 3월, 입학식과 함께 새 학년이 시작되었다. 교육에서 3월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학교에서 1년은 3월부터 시작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 2년 동안은 팬데믹 속에서 학교의 역할과 학생들의 생활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학생이 없는 곳에는 학교도 없고, 교사도 없었다. 학교는 역시 학생이 있을 때 빛이 난다.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학생들이 있기에 마스크를 쓰고 있음에도 무언의 웃음소리에 학교가 살아 있음을 알았다. 일상이 사라진 상황에서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고, 학생이 없는 학교에서 학교는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깨달았다.

팬데믹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상황에서 아쉬움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교육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과연 우리 학생들을 위한 별도의 대책이 무엇이 있었는가, 이 코로나 시대가 끝나면 또 어떻게 교육이 달라져야 할까 즉, 포스트 고로나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 코로나 상황에서 학생들의 입은 정신적 스트레스나 정신건강문제는 어떻게 보상하고 회복되어야 할지, 인성적인 지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눈에 띄는 대책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저 정부의 방역지침을 기다리며 대면교육이냐 화상교육이냐에 신경을 쓰는 것 외에 우리 학생들이 무엇을 잃고 그래서 무엇을 보상해 주어야 할지, 어떻게 찾아 주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모자라다. 그저 정부가 발표하는 방역지침만 바라보면서 하루하루 땜질식 학교교육이 있을 뿐이다.

이러다가 약간 상황이 좋아져서 전 학생 대면수업으로 학교가 문을 열면 그만이라는 근시안적이고 기계적인 생각은 안 된다. 2, 3년간의 비정상적인 학교생활이 가져온 말 할 수 없는 교육적 손실 회복에 대한 대대적인 준비가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코로나로 마스크를 써서 친구의 얼굴조차 모르고 지낸 우리 아이들에게 코로나가 끝나면 더욱 친밀감을 나타낼 수 있는 장기적 프로그램이나 손실된 성적에 대한 교육·사회적 프로그램 운영 계획 등이 절실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제주도교육청에서 ‘교육회복’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학교별로 정서, 학습에 대한 지도를 계획하고 있는 점은 바람직한 일이다.

미국의 경우에서 보면 사회정서학습과 정신적 외상 치료 등 학생의 정신 및 정서적 건강에 대한 교사교육이 강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등 많은 대학에서 예비교사를 위한 세미나 및 방법론 수업에서 학생의 정신 및 정서적 건강에 대한 토론시간을 확대했으며 교육과정에서 번아웃(burnout) 증상을 피하고 스스로를 관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계획을 세우도록 하였다. 미국교사연맹(American Federation of Teachers, AFT)은 최근 피해자 중심의 ‘정신적 외상에 대한 지식을 갖춘 서비스’ 교육에 대한 교육과정을 도입하였다. 우리도 하루 빨리 이러한 방안들이 교육부 등 교육당국과 교원단체 및 사범대학이나 교육대학과 연계하는 프로그램이 나와야 할 것이다.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르면 이제부터는 학교 자체의 방역으로 전환한다고 한다. 정부는 학교 방역에 교직원을 동원함으로써 학교에 부담감만 안겨 주고 역학조사 업무 까지 맡긴다니 애초에 정상적인 교육활동이나 학생들의 입을 정신적 피해에 대한 대안은 생각 밖이다.

다시 맞는 3월, 지속되는 코로나 상황에서 학교는 혼란스럽다.

교육이 국가 발전의 초석이며 나라의 미래는 교육에 있다고 허울 좋은 슬로건만 외칠 것이 아니라 범사회적인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관심과 중장기적인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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